독서시장 찬바람, 얼마나 심했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7일 03시 00분


1년치 통계 내던 출협, 올해는 9개월치 이례적 중간점검

출판사들의 국립중앙도서관 납본을 대행하는 대한출판문화협회는 25일 1∼9월 출협에 제출된 납본용 신간 도서를 분석해 출판 통계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1∼9월 신간 종수는 3만2273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67종 줄었다. 7.9% 감소한 것이다.

출협은 매년 출판 통계를 발표해 왔지만 이번 발표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해 납본 도서를 모두 분석한 뒤 이듬해에 발표하던 관례를 깨고 1∼9월 통계치를 별도로 만들어 10월에 발표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출협 관계자는 “납본용으로 책을 받아보면 출판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데 올해는 신간 발행이 급격히 감소한 것 같아 특별히 통계를 내봤다”고 이유를 밝혔다. 출판시장의 실제 경기가 어떤지 숫자로 확인해 보고 싶을 만큼 체감 경기가 안 좋다는 설명이었다.

실제 분석 결과 우려는 사실로 나타났다. 전체 종수가 지난해보다 7.9% 감소했고, 학습참고서를 제외하면 감소율은 12.2%에 이르렀다. 분야별로는 철학과 학습참고서만 증가했을 뿐 나머지 분야는 모두 줄었다. 사전과 전집류를 포함하는 총류의 종수는 19.8% 줄었고, 종교는 17.7%, 사회과학은 9.8%, 순수과학은 5.4%, 기술과학은 11.1%, 역사는 14.4%, 아동은 4.3% 감소했다. 만화는 29.0%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발행 부수의 경우에도 학습참고서를 제외하면 1∼9월에 나온 신간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감소했다. 분야별로는 만화가 36.8% 줄었고 종교(―29.1%), 총류(―15.6%), 역사(―14.0%), 순수과학(―12.5%), 사회과학(―8.1%), 문학(―7.4%)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출협은 발행 종수의 감소에 대해 △독서 인구 및 아동 인구의 감소 △일부 유명 저자에게 의존하는 경향 심화 △6월 지방선거와 월드컵 열기 등을 꼽았다. 만화 분야는 이들 요인 외에도 전문 출판사의 폐업과 종합 출판사의 만화 발행 감소, 온라인 만화 증가 등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출판시장을 주름잡던 번역서에도 찬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였다. 출판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다 갈수록 높아지는 선인세 부담, 환율 변동 등의 영향에 따라 번역 도서의 출판 종수는 지난해보다 1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많이 소개되는 상위 5대 국가의 책 가운데 프랑스만 5.8% 증가했고 일본(―6.9%), 미국(―24.9%), 영국(―8.3%), 독일(―11.4%) 등이 대부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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