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그동안 특급호텔에서 한식은 외면 받아온 게 사실입니다. 외국 손님들이 낯설어하고 재료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구 가인 앵커)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특급호텔들이 한식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고급 한식 코스요리를 개발하고, 수 십 억원을 들여 한식당을 새로 여는 곳도 있습니다. 강지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서울 워커힐호텔의 워커힐씨어터. 올해로 운영 38년째인 이 극장은 지금까지는 양식을 제공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코리안쇼 '꽃의 전설'을 공연하면서 저녁식사로 한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자소스를 곁들인 대게살말이,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육회, 홍시 소스를 곁들인 전복찜, 그리고 신선로 등이 나옵니다. 연일 전 좌석이 꽉 찰 정도로 코리안쇼와 한식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습니다.
인터뷰) 김연수 / 워커힐씨어터 조리장 "과일을 많이 사용했고요. 그 중에 홍시 소스를 이용해 전복에 접목해 사용했고, 갈비의 경우 외국인들이 거부감을 안 느끼도록 흑미와 흑임자 소스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의 한 레스토랑은 샌드위치, 스테이크 등 양식 메뉴들과 함께 고급 한식 코스요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라이스페이퍼로 싸고 부추로 매듭지은 잡채와 김치만두 스프, 오미자 무스, 인삼 셔벗 등은 모두 반응이 좋습니다. 11명의 요리사로 구성된 한식세계화 팀이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공들여 개발한 요립니다.
<서천호 / 그랑카페&씨그릴 지배인> "외국인 고객의 입맛에 맞춰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특히 외국 손님들을 대접하려는 한국 기업인들이 즐겨 찾고 있습니다."
특급호텔에서 고급 한식 요리를 맛본 외국인들의 반응은 매우 좋은 편입니다.
<헨릭 클로노보스키 / 독일인 관광객> "전체적으로 가볍고 양념이 짜지도 맵지도 않아 좋습니다. 여러 가지 음식이 나오는데 서로 잘 어울리네요."
이처럼 한식이 세계인들이 선호하는 음식으로 거듭나기까지는 전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입맛을 고려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닉 플린 / 인터컨티넨탈호텔 총주방장> "세 가지에 중점을 뒀습니다. 보기 좋고, 냄새가 좋고, 그리고 맛이 좋아야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모든 음식재료는 한국적인 것을 사용하되,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급호텔들이 한식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한류 열풍에 따른 '자신감 회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과 달리 먼저 한식을 맛보고 싶어 하는 외국인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G20 정상회의 서울 개최라는 국제적인 이벤트에 맞춰 한식을 보다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승석 워커힐호텔 마케팅본부장> "외국 분들한테 한식이 굉장히 고급스럽고 품위 있는 식사로 제공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스탠드업) 더욱 커진 한식에 대한 자신감과 한식을 세계화 하려는 열정. G20 정상회의 서울 개최를 계기로 한식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동아일보 강지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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