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책, 동심을 만나다]우리 주변의 흔한 나무 43종 뜯어보기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내가 좋아하는 나무/박상진 글·손경희 그림/64쪽·1만5000원/호박꽃

나무껍질이 ‘자작자작’ 탄다고 해서 자작나무. 껍질에 기름이 많아 불이 잘 붙고 오래 탄다. 북쪽 지방에서는 호롱불 대신 자작나무를 썼다. 자작나무는 하얀 줄기 껍질만 보고도 금세 알아볼 수 있다. 줄기 껍질은 종이처럼 얇게 벗겨진다. 새하얀 자작나무 껍질에 편지를 써 보내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말도 있다. 경북 경주시 천마총에서 나온 ‘천마도’는 자작나무 종류의 나무껍질에 그렸다.

자귀나무 잎은 잠자기 운동을 한다. 낮에는 활짝 펼치고 있다가 밤이 되면 잎을 포개고 잠이 든다. 광합성을 안 하는 밤에는 잎을 닫아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하려는 속셈이다. 꽃은 화장솔을 닮았다. 붉은 수술이 화장솔처럼 펼쳐져 있다. 겨울이 되면 콩꼬투리처럼 생긴 마른 열매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꽤나 요란하다.

물푸레나무는 물을 푸르게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린 가지의 껍질을 벗겨 물에 담그면 물이 파르스름하게 변한다. 옛날 사람들은 눈이 붓고 핏발이 설 때 이 물에 눈을 씻었다. 나무가 질기고 잘 휘어 도끼자루나 도리깨 같은 농사 연장을 만들었다. 이 나무로 옛날 포도청에서 쓰던 곤장을 만들었다. 요즘에는 야구 방망이 같은 운동 기구를 만든다.

저자인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는 평생 나무를 연구해온 학자다. 그는 해인사 팔만대장경판과 무령왕릉 나무관 등을 분석해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림을 그린 손경희 씨는 3년 동안 나무를 관찰해 아름다운 세밀화를 그렸다. 언제 어디서 본 나무인지도 기록했다. 이 책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43종이 실렸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