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한숨 돌린 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일 03시 00분


○ 홍기표 4단 ● 염정훈 7단
본선 16강 6국 5보(94∼114) 덤 6집 반 각 3시간

전보에서 흑이 날린 독수(백 94 위)는 상상하기 힘든 수였다. 백이 튼튼하게 연결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 하지만 막상 놓이고 보니 백이 받기가 매우 까다롭다. 참고 1도 백 1로 받으면 완벽하게 걸려든다. 흑 12까지가 필연인데 흑이 큰 실리를 얻어 역전이다.

백 94, 96이 최선인데 흑 97로 끊겨 졸지에 중앙 백 대마의 삶이 불투명해졌다. 흑의 노림수가 멋지게 통한 장면.

중앙 백이 밖으로 탈출하는 건 흑의 주변이 강해 쉽지 않다. 안에서 사는 것이 최선. 백98로 한 점을 희생해 확실히 선수 한 집을 내는 것이 좋은 수순이다.

백의 고민은 중앙 백을 사는 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 사는 과정에서 우변 백이 다쳐서는 안 된다. 그래서 중앙 대마를 돌보는 와중에서도 백 102처럼 우변에 힘이 되는 수를 둬야 한다. 그만큼 중앙 백은 위험하다.

백 108 때 염정훈 7단은 잡으러 갈까 말까를 놓고 오랜 시간을 보냈다. 잡으려면 참고 2도 흑 1로 둬야 한다. 백은 8까지 중앙으로 탈출하며 삶을 꾀한다. 생사는 확률은 반반. 모험을 즐기는 스타일이라면 참고 2도로 갔을 것이다. 하지만 염 7단은 흑 109로 참는다. 백은 114로 살아 일단 한숨을 돌렸다. 흑도 백을 살려줬지만 중앙을 싸발라 백을 따라잡았다. 게다가 우변 백에 대한 공격도 아직 남아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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