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기표 4단 ● 염정훈 7단
본선 16강 6국 6보(115∼147) 덤 6집 반 각 3시간
바둑의 흐름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여전히 백의 실리가 많지만 흑이 중앙 백을 공격하며 두터움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두터움을 집으로 환산하긴 어렵지만 언젠가 빛을 발할 때가 온다.
이렇게 흐름이 바뀌기 시작하면 쫓기는 쪽은 불안해진다. 이 불안감 탓에 마음의 평정을 잃고 실수가 잦아진다. 이것이 누적돼 역전에 이른다.
이제 관전자들의 시선은 좌중앙 흑세로 쏠린다. 이곳에 집이 얼마나 나느냐가 승패를 결정짓는다. 중앙은 한 줄 차이로 집 크기가 많이 달라진다.
염정훈 7단은 흑 23으로 중앙 집을 최대한 크게 품으려고 한다. 그런데 홍기표 4단이 중앙 쪽을 응수하다 말고 갑자기 백 28로 우변 한 점을 살린 것이 착각이었다. 쫓기는 자의 불안이 점차 표면화되고 있는 것. 참고 1도 백 1로 계속 중앙을 돌봤어야 했다. 흑 2로 백 한 점을 잡으면 중앙을 삭감한 뒤 백 13을 차지해 아직도 백 우세. 미세하지만 말이다.
실전에선 흑 29를 당하자 좌상 백이 두 집 내고 사는 꼴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 34가 연이은 실수. 참고 2도 백 1로 뒀어야 했다. 백 7 때 흑 8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흑의 아픔이다. 실전에선 흑 45가 선수여서 흑 47로 막을 수 있다. 참고 2도에 비해 흑이 무려 7집이나 이득을 본 것. 이래선 역전이다. 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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