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하와 우상을 바꿔치면서 서로 큰 집을 마련했는데 흑이 이득을 본 장사. 별 탈 없으면 그냥 골인할 수 있는 형세다. 그런데 이 바둑은 황당한 파국을 맞는다.
○ 장면도=흑 143이 첫 번째 실수. 144의 곳에 둬 두텁게 정리하는 것이 좋았다. 이어 백 ‘가’로 붙이면 ‘나’로 젖혀 넘어가기만 해도 충분하다. 흑 ‘다’에는 백 ‘라’. 백 144가 놓이자 중앙 흑 6점이 졸지에 잡혔다. 백 144를 못 보고 있었던 박정환 8단은 당황했다. 숨을 돌린다는 뜻에서 흑 147을 선수하려고 했는데 이것이 대실수. 백의 다음 수를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 실전도=백 1이 죽었던 우상 백을 살리는 묘수. 흑은 울며 겨자 먹기로 2, 4로 처리했는데 백 5로 우상 백이 부활했다. 기분이 상한 박 8단은 여기서 돌을 던졌는데 반전은 아직 남아 있었다.
○ 참고1도=흑이 조금만 냉정했다면 승리를 안을 수 있었다. 백 1(실전 144) 때 흑 2, 4로 백 6점을 내준 뒤 6을 선수했으면 흑이 여전히 유리했다. ○ 참고 2도=더 기막힌 것은 백 1을 보고 박 8단이 돌을 던졌을 때에도 미세하지만 흑이 유리했다는 것. 흑 8까지 침착하게 두면 최소한 반집 이상은 흑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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