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기표 4단 ● 염정훈 7단
본선 16강 6국 8보(180∼198) 덤 6집 반 각 3시간
허영호 7단이 처음으로 세계대회 결승에 올랐다. 3일 열린 삼성화재배 준결승전 3번기 2국에서 박정환 8단을 물리친 것. 올해 꾸준한 성적을 내며 상승세를 타 국내 랭킹 5위에 오른 그가 드디어 세계대회 우승컵까지 노리게 됐다. 결승 상대는 김지석 7단을 누른 중국의 구리 9단. 경험이나 명성으로 보면 구리 9단보다 못하지만 지금의 기세만 유지한다면 좋은 승부가 될 것 같다.
바둑은 거의 종착역에 다다랐다. 복잡한 끝내기가 없다. 흑이 미세하게 우세한데 뒤집힐 만한 차이는 아니다.
백 80은 반상 최대이며 흑도 81을 선수한 것이 기분 좋다.
홍기표 4단이 백 90으로 붙였다. 하변의 뒷맛을 좀 보겠다는 것. 흑은 그냥 참고도 1로 받아주면 그만이다. 백 2가 끝내기 요령인데, 흑은 백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 뒤 흑 9를 두면 된다.
그러나 염정훈 7단은 엉뚱하게 흑 91로 달려갔다. 참고도처럼 둬도 먼저 둘 수 있는 곳인데…. 홍 4단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순식간에 백 92를 내려놓는다. 백 96까지 이곳에서 흑 집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건 재역전이다.
염 7단이 흑 91에 눈독을 들인 건 흑이 두든 백이 두든 반(半) 선수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지만 모든 수가 그렇듯 다 순서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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