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먼동아 스타 에세이] 배우 김남주가 일러주는~ 집의 기운을 읽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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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8일 14시 26분


내가 7년간 사용한 빨간 지갑을 버리지 못하는 것처럼, 집 역시 좋은 기운이 감돌며 왠지 모르게 일이 잘 풀리게 하는 곳이 있는 것 같다.

지금 우리 집도 그런 면에서 참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이 집에 들어오면서부터 결혼을 한 것은 물론 두 아이가 태어났고, 우리 부부가 출연한 두 드라마 ‘내조의 여왕’과 ‘아이리스’ 모두 잘됐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런 ‘감’을 믿는 사람들이 좀 있다. 나 역시 은근히 예민한 편이라, 우리 집의 가구 배치, 컬러 등은 이런 감에 따라 고른 것들이 많다.
우리 집 정원의 중심, 빨간색 파라솔

정원에 있는 파라솔 역시 그런 직감 때문에 빨간색으로 구입했다. 다양한 색깔의 파라솔을 보면서, 처음에 끌렸던 것은 초록색이었다. 그런데 온통 초록빛 나무와 잔디로 가득한 정원을 떠올려보니 그 한가운데서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줄 것은 초록색이 아닌 빨간색 파라솔이라는 감이 왔다.

설명할 길도 없고, 이런 ‘느낌‘을 따르는 것이 행운으로 연결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만족,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즉 뭐가 됐든 본인 마음에 들어야 편하다는 뜻이다.
식탁은 늘 풍성하게

재미삼아 적용할 수 있는 풍수지리 속설을 하나 소개하자면 바로 식탁 인테리어다.

사람이 먹고사는 무대, 식탁을 항상 화려하게 세팅해놓으면 복이 들어온다고 한다. 모형 과일이라도 그릇에 담아 식탁 위를 풍성히 채워두는 것이 좋다고.

가장 이상적인 것은 식탁 위에 접시와 촛대 같은 것을 장식해놓는 것이다. 식탁 옆에 커다란 거울을 달아 두 배로 풍성해 보이게 하는 것도 좋다고. 그러고 보면 어렸을 적 부잣집 친구네 식탁 옆에는 항상 거울이 걸려 있었다.
거울은 현관에서 안 보이는 곳으로

우리 집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가면 커다란 빈티지 거울이 걸려 있다.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거울의 본래 자리가 그곳이 아니었음을 바로 알 것이다.

원래 그 거울은 1층 벽난로 위에 걸어놓았던 것으로, 벽난로를 제작할 때 사이즈를 딱 맞춰서 만든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읽은 풍수지리 책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현관에서 들어오자마자 거울이 보이면 집에 들어오는 복을 반사시킨다.’

우리 집 현관은 ‘ㄱ'자 형태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며 버티길 수개월. 하지만 사람 기분이라는 것이 일단 그런 내용을 알고 나니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고, 그때부터 이상하게 일이 잘 안 풀리는 느낌마저 들었다.

결국 그 거울은 지금의 2층 자리로 옮기고, 그 자리에 있던 그림을 벽난로 위로 옮겼다. 자꾸 말하지만 사람 기분이란 참 이상해서, 거울의 위치를 옮긴 후로 일이 술술 풀리는 것 같아서 지금도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리·박미현<더우먼동아 http://thewoman.donga.com 에디터 aammy1@naver.com>
글·김남주
도움주신 곳·김남주의 집(그책 02-3444-8535)

김남주의 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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