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농촌을 바꾼다]<7>농어촌문화 리더양성 교육

  • Array
  • 입력 2010년 11월 12일 03시 00분


“거창한 축제 무작정 열기보다 마을 고유 역사-환경 돋보이게”

“다문화가정과 지역주민 간의 화합을 이루고 활력 넘치는 마을을 만들고 싶습니다.”
10일 농어촌문화 리더양성 교육에 참석한 완주문화원 노은희 팀장이 다른 참석자들에게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주=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다문화가정과 지역주민 간의 화합을 이루고 활력 넘치는 마을을 만들고 싶습니다.” 10일 농어촌문화 리더양성 교육에 참석한 완주문화원 노은희 팀장이 다른 참석자들에게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주=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제 나이가 마흔 넷인데 마을에서 막내입니다. 이러다간 15년 뒤엔 마을에 저 혼자 남을 것 같더라고요. 마을에 ‘문화’가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강원 평창군 평창읍에서 폐교를 얻어 9년째 문화공간 ‘감자꽃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이선철 대표의 말에 앞에 앉은 사람들이 일제히 “맞아”를 연발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10일 오후 전북 무주군 토비스콘도에 농민 등 50여 명이 모였다. 전북 전남 충북 지역의 마을 이장, 부녀회장, 귀농인, 농촌 문화활동을 하는 문화예술인, 농촌 문화를 지원하는 공무원들이다. 2박 3일간 이어지는 이 모임은 농림수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협력해 진행하는 ‘농어촌문화 리더양성 교육’. 농어촌 문화를 새롭게 육성해 현장에 접목하고,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여러 지역의 농민과 예술인, 공무원이 대화를 나누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모임의 목적이다.

“돌미역 축제를 두 번 열었는데, (결과가 기대만 못해) 어떻게 하면 활성화할 수 있을지 고민이죠.” 전남 완도군 청학동마을에서 온 박명길 위원장은 머리를 긁적였다. 오후 내내 이어진 강연에서 사람들은 영국 게이츠헤드 시, 일본 구마모토 현 등 다른 나라와 산천어축제 나비축제 등 성공한 다른 지역의 축제 사례를 설명 들었다. 산천어축제를 기획한 권순석 문화컨설팅회사 바라 대표는 “거창한 무언가를 찾을 필요 없이 마을이 가진 저마다의 역사와 환경을 이용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례를 보고 강연을 들은 뒤 사람들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나눴다. 충남 논산시 포전마을에서 온 김승권 마을 대표는 올해 처음 체험마을을 시작했지만 아직 명확한 주제를 잡지 못했다. 그는 “마을 음악회와 도서관 등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의 활력을 다지고 새로운 방안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강연 내용을 꼼꼼하게 메모하던 전북 전주시 심병진 친환경농업과 계장은 “다양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소개해줘 좋다. 잘 배우고 돌아가서 마을에서 문화사업을 할 때 염두에 두겠다”고 다짐했다.

강연에 나선 전문가들은 농어촌 문화활동 성공을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했다. 권 대표는 “폐교 등에 내려가 문화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마을 사람들과 담을 쌓고 어우러지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사업비를 지원받아 무작정 건물 짓고 올리기 전에 마을에 가장 필요한 게 화합인지, 경제적 발전인지를 정한 다음 치밀하게 기획하고 공동체 간의 소통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에는 축제경영연구소 정신 대표가 성공하는 지역 축제의 특징에 대해 강연했다. 사람들은 정 대표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큰 소리로 대답하며 자신의 지역 축제와 비교해 보고 열심히 메모했다. 오후에는 전북 진안군을 방문해 예술가들과 마을 사람들의 협력으로 시장거리를 아름답게 정비한 원촌마을과 정미소를 마을박물관으로 만든 계남정미소 공동체박물관 등을 견학한 뒤 토론회를 열었다. 농어촌문화 리더양성 교육은 12월까지 세 차례 더 열린다.

무주=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