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표현하는 꽃과 정원은 전시 제목 그대로 몽환적이다. 작가는 코발트빛과 붉은빛을 주조로 꽃 한두 송이를 화면 가득 클로즈업한다. 그 꽃은 마치 연기처럼 꿈틀거린다. 향의 연기처럼 은근하지만 강렬하다. 그렇다 보니 꽃과 꽃 아닌 것 사이의 경계를 찾을 수가 없다. 꽃술은 허공을 떠오르는 사람 같기도 하고 곧 사라져버릴 존재 같기도 하다. 그것은 또 생명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에너지로 보이기도 한다. 느리지만 선연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이다. 작가의 작품 속에서 정형화된 형태는 없다. 모든 사물과 색과 향이 서로 침투하면서 새로운 생명의 에너지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작가의 꽃은 주관적인 감각의 경험과 의식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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