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파이더-맨: 턴 오프 더 다크’ 제작진이 패션잡지 ‘보그’에 공개한 작품 이미지. 이 작품엔 브로드웨이 평균(1000만 달러)의 여섯 배에 달하는 제작비가 들어갔다. 사진 출처 ‘스파이더-맨’ 홈페이지
브로드웨이 뮤지컬 역사상 최대 제작비가 들어간 ‘스파이더-맨: 턴 오프 더 다크’가 우여곡절 끝에 베일을 벗는다. 록그룹 U2의 보컬리스트 보노와 기타리스트 디 에지가 음악을 맡고 무려 6500만 달러(약 733억 원)가 투입돼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28일 뉴욕 폭스우즈극장에서 프리뷰 공연을 펼친다.
내년 1월 11일 정식 개막할 이 작품이 프리뷰 공연부터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벌써 두 번이나 개막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당초 올해 2월 개막 예정이던 ‘스파이더-맨’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해 12월 21일로 개막을 미뤘다가 또다시 2주 연기했다. 연습 도중 두 명의 배우가 추락해 골절상을 입자 뉴욕 주 당국이 안전도 검사에 나서면서 14일로 예정됐던 프리뷰 공연도 28일로 늦춰진 것.
이런 산고는 “브로드웨이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스펙터클을 창조하겠다”는 연출가 줄리 테이머(뮤지컬 ‘라이언 킹’의 연출가)의 완벽주의의 산물이다.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태양의 서커스’ 제작진까지 투입된 이 뮤지컬에는 배우들이 시속 60km가 넘는 속도로 관객의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장면이 22차례나 등장한다.
1000만 달러 안팎의 제작비를 유지해온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장도 이 작품의 영향으로 요동을 치고 있다. ‘스파이더-맨’의 제작비는 종전 ‘슈렉’(2008년)이 세운 최대 제작비 기록 2500만 달러의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오페라의 유령’(1200만 달러·현재의 환산가치 2200만 달러)이나 ‘위키드’(1400만 달러) 등 내로라하는 뮤지컬 서너 편을 만들 돈이다. ‘스파이더-맨’이 황금 거미줄을 치게 될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지 공연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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