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북한은 올해가 중국군의 6·25전쟁 참전 60주년이라며 기념식을 갖는 등 우의를 과시했다. 중국에서는 6·25전쟁을 ‘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도왔다’는 의미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이라고 부른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중국에서는 올해 6·25전쟁 60년을 재조명하고 기념하는 책이 다수 출판됐다.
전쟁의 원인에 대해서는 북침과 남침을 명시하지 않고 ‘내전’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6·25전쟁이 김일성이 중국 마오쩌둥(毛澤東)과 러시아 스탈린의 지원 아래 감행한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학술적으로 증명됐다. 중국에도 남침을 인정하는 학자가 없지 않다. 하지만 남침을 전제로 한 책이 나오지 않는 것은 언론 출판에 대한 통제가 강한 중국의 특징을 보여준다. 6·25전쟁 관련 서적은 역사서에서 소설까지 다양하다.
올 8월 나온 중국군사박물관 장팅위(姜廷玉) 연구원이 쓴 ‘해설 항미원조전쟁’은 전쟁 발발에서 휴전까지의 주요 사건을 소개하고 이 전쟁에 참가해 숨진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과 인민군총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 등 주요 인물을 비롯해 주요 전투 내용과 참전 인민지원군 조직을 상세히 소개했다. 중국 입장에서 6·25전쟁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서적으로 꼽힌다. 군사전문가 솽스(雙石)의 ‘건국 후 첫 전쟁-항미원조전쟁 전면 기록’도 중국군의 참전 전 과정을 상세하게 다뤘다.
역시 올 8월 해방군출판사가 출판한 것으로 군사과학원 군사역사연구원이자 군사학 박사이며 현역 장교인 딩웨이(丁偉) 대교(대령)가 쓴 ‘압록강에서 38선까지’는 아시아의 화약고였던 한반도에서 분쟁이 격화되고 미군이 개입하면서 내전이 국제전으로 확대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6·25전쟁 발발 당일 누가 먼저 도발했는지는 북한과 남한 양측이 각각 상대방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참전국들의 사료와 중국 인민지원군 참전자의 많은 진술을 토대로 전쟁의 전개 과정을 재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역사학자 류정(劉쟁)의 ‘조선 1950’은 중국 인민지원군이 참전했던 온정 운산 황초령 덕천 송골봉전투를 40여만 자의 방대한 분량으로 소개하고 있다. 랴오닝(遼寧)인민출판사는 올해 9월 인민지원군 중 38군과 39군, 그리고 40군의 활동을 각각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해 세 권을 시리즈로 발간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우리가 목격한 진상’(해방군출판사), ‘조선전쟁비망록’(황허출판사) 등이 출판됐으며 올 1월에는 ‘지원군’(우한출판사) 등의 출판이 이어졌다.
‘항미원조 60주년 기념’으로 출판된 ‘작은 전우(小戰友)’는 13세에서 17세까지 소년병의 참전기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소년병들은 주로 선전물 제작, 구호 및 관측활동 등에 투입됐다. 생사가 오가는 전쟁터에서 어떻게 자신을 희생하고 참혹한 장면을 겪었는지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중국군이 1949년 10월 1일 건국 직후 각급 학교에 군 선전부대를 파견해 홍보활동을 벌였다고 소개했다. 일부 소년병은 군 연극단의 아역 배우로 가담했다가 6·25전쟁에도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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