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철한 9단 ● 원성진 9단
본선 8강 1국 5보(87∼102) 덤 6집 반 각 3시간
묘한 일이다. 우변에서 백 대마가 죽었는데 형세는 백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대마를 죽이고도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안목이 대단하다. 원성진 9단도 대마를 잡았다고 방심해선 안 되는 상황이란 걸 잘 안다. 그래서 흑 87로 죽은 것처럼 보이는 흑 돌을 끌고 나온다.
흑 91 때 최철한 9단의 기풍상 그냥 93의 곳으로 뻗어 흑이 넘어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이단 젖힘 등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백 92를 선보인다. 맥점인가?
흑이 93, 95로 백 한 점을 따낼 때 96이 선수가 되면서 살아간 걸 보니 백 92가 좋은 수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수순에서 흑 백 모두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우선 백 92. 이 수로는 참고 1도처럼 이단 젖히는 것이 최선. 흑도 2가 최선인데 백 3으로 가만히 따는 수가 좋다. 여기저기 패가 나는데 팻감이 많은 백으로선 언제든지 환영이다. 백 21까지 백의 자세가 훌륭하다.(9·20…◎, 17…11, 18…6)
그렇다면 흑은 무엇을 잘못 둔 걸까. 흑 93이었다. 이 수는 참고 2도 흑 1로 이어야 했다. 흑백이 서로 살아가지만 흑이 선수를 잡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세력의 중심점인 흑 7을 차지하면 흑이 앞서갈 수 있었다. 실전은 백 102로 둘 때 상변 흑이 아직 미생. 여기서 백이 앞서게 됐다. 97…○, 100…○, 10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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