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대학로서 통하면 강남서도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6일 03시 00분


‘대학로 찍고, 강남으로∼.’ 대학로에서 히트한 작품들이 강남으로 자리를 옮겨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연극열전의 ‘웃음의 대학’에서 열연 중인 검열관 역의 정웅인(오른쪽)과 작가 역의 김도현. 사진 제공 연극열전
‘대학로 찍고, 강남으로∼.’ 대학로에서 히트한 작품들이 강남으로 자리를 옮겨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연극열전의 ‘웃음의 대학’에서 열연 중인 검열관 역의 정웅인(오른쪽)과 작가 역의 김도현. 사진 제공 연극열전
‘연극의 메카’ 서울 대학로에서 장기간 인기몰이에 성공한 히트 공연 작품들이 강남 공연 시장에 진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작사는 100개가 넘는 극장들로 포화상태인 대학로를 떠나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강남지역 관객들은 가까운 곳에서 대학로 히트작을 만나볼 수 있으니 ‘윈윈 게임’인 셈이다.

2008년 11월 대학로에서 출발한 연극열전의 ‘웃음의 대학’은 3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아트홀에 ‘2호점’을 차렸다. 이 작품은 대학로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95%를 넘기며 히트를 쳤지만 7∼11월 대학로에선 공연을 잠시 접을 정도로 주춤했다. 하지만 3∼11월 강남 공연에서 평균 객석점유율 83%를 기록했고, 공연 성수기인 이달 들어서는 90%를 웃돌며 인기를 끌고 있다.

연극열전 최여정 홍보마케팅실장은 “이달 대학로 공연을 재개했지만 강남 공연의 티켓 판매 상황이 더 좋다. 몇 년 전만 해도 코엑스 내에 소극장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라고 말했다.

2006년 6월 역시 대학로에서 초연해 36만 관객을 모은 뮤지컬 ‘김종욱 찾기’도 강남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달 16일 강남구 대치동 KT&G상상아트홀에서 공연을 시작한 이후 14일까지 객석점유율 90% 이상, 누적 관객 1만2000여 명을 기록했다. 제작사인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4년 넘게 이어진 대학로 공연 못지않게 새로 시작한 강남 공연도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히트작들의 강남 입성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요인은 재미와 작품성이 오랜 기간에 걸쳐 검증된 점이 가장 크다. 그러나 관객들의 분포나 소비 행태를 보면 새로운 점이 발견된다. ‘웃음의 대학’ 강남 공연의 경우 직장인 관객 비율이 40%를 웃돌고, 예매율은 90%에 달한다. 이와 달리 대학로 원더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같은 작품은 직장인 비율이 20% 정도, 예매율은 70% 정도에 그친다. 퇴근 후 대학로까지 가기 힘들었던 강남지역 직장인들이 강남 공연에 몰리고, 이들은 대부분 작품을 미리 ‘찜하고’ 온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강남 공연장이 객석 분위기나 주차장 등 시설 면에서 대학로 극장보다 나은 점도 관객들에게 매력적이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에는 코엑스아트홀, 코엑스아티움, KT&G상상아트홀, 백암아트홀 등 4개 공연장이 몰려있어 선택의 기회도 비교적 넓다. 코엑스아티움에는 김지우 최성희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가 지난해에 이어 앙코르 공연을 하고 있다. 백암아트홀에서는 그룹 SS501의 김형준이 출연하는 뮤지컬 ‘카페인’이 공연되는 등 대중성이 높은 공연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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