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건강, 바른 자세와 꾸준한 운동으로 지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6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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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관절염, 밤에 더 아파? 쭈그리고 앉거나 과격한 운동도 연골 손상시켜
- 관절경 수술, 관절 8배로 확대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 가능? 국소마취로 회복 빨라

무릎은 넓적다리와 정강이를 연결하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이다. 그러나 무릎은 근육과 인대만이 지지하고 있다는 구조적 불안정성 때문에 쉽게 손상될 수 있는 관절이기도 하다. 특히 직립 보행하는 사람은 두 발에 체중이 실리면서 무릎에 더 많은 하중이 가해진다. 다른 부위의 관절보다 무릎 관절염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무릎관절염은 노화나 비만으로 인해 관절에 무리가 가거나 과도한 운동 및 외상, 쪼그리고 앉아서 생활하는 경우 등 발병 원인이 다양하다. 한 예로 일본사람들 중 관절염 환자가 많은 것을 '무릎 꿇기(히자마즈리)' 문화에서 나온 결과로 풀이하기도 한다.

희명병원 관절센터 김정민 진료부장은 "무릎 꿇는 자세는 몸무게의 9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전달된다"며, "이 때문에 관절은 물론이고 주변 근육과 인대에도 무리가 가서 통증이 생기고 심지어 조기에 마모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연골 닳을까봐 운동 안한다? 연골의 튼튼함은 운동량과 비례

연골을 비롯한 관절의 노화는 30대부터 시작된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뼈를 감싸고 있는 연골이 점점 닳아 생기는 질환이 바로 퇴행성 관절염이다. 나이가 들면서 연골을 만드는 성분인 '콘드로이틴'의 생성이 줄어들고 주변 근육의 양과 견인력이 축소되면서 무릎 관절에 무리가 따르고 통증이 생기는 것.

퇴행성 관절염은 서서히 진행되고 관절 이외 부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남성보다는 근력이 약한 여성에게 쉽게 오고 한쪽 관절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또 움직일 때 주로 통증을 느끼고 낮보다는 저녁이나 잠자기 전에 통증이 심해진다. 증상이 악화되면 뼈와 뼈가 부딪혀 극심한 통증을 일으킴으로써 걷는 것이 힘들어지고 관절 모양도 변형돼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기도 한다.

특히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연골연화증'은 무릎 연골이 얇아지다가 결국 닳아 없어지는 질환으로,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골연화증이 있는 무릎관절을 관절경(관절내시경)으로 보면 연골의 표면이 여러 갈래로 찢어진 형태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심각한 통증까지 유발해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또 노화가 진행되면 연골의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연골에 균열이 생기거나 굳기도 한다. 이때 관절액이 과잉 분비돼 이른바 '무릎에 물이 찬다'고 하는 '관절 수종'이 나타난다. 관절 수종이 악화되면 연골이 사라져 뼈끼리 부딪히고 통증도 심해진다.

김정민 진료부장은 "나이 든 주부들은 대개 젊어서부터 쪼그리고 앉아 집안일을 해왔는데 이런 자세는 무릎에 부담을 줘 관절의 마모를 더 촉진한다"고 지적하고 "퇴행성 관절염은 쪼그린 자세 외에도 무릎에 강한 충격을 받거나 장기간 운전, 계단이나 비탈길을 오르내리는 일이 많은 경우, 무릎관절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도 생길 수 있어 꾸준히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통증 때문에 운동을 꺼려한다. 그러나 체중의 부담이 적은 실내자전거 타기나 수영, 걷기 등은 관절 건강은 물론 전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꾸준한 운동은 연골을 튼튼하게 해주고 연골에 지속적으로 영양을 공급해주기 때문에 연골 손상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근육과 인대를 강화해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 수도 다. 즉, 연골이 얼마나 튼튼한가는 평상시 운동량과 비례하는 것이다. 단, 체력에 맞지 않게 너무 격하거나 장시간 하는 운동은 관절과 인대에 손상을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 관절내시경, 특수촬영으로 파악하지 못한 병변도 확인 가능해

연골은 한번 마모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흔히 도가니탕이 관절에 좋다고 하는데, 이것은 도가니, 홍어 등에 콘드로이틴 성분이 들어있어 연골이 빨리 마모되는 것을 일부 막아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지만, 연골을 재생시켜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관절에 이상이 생겨 지속되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행성 관절염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이나 물리치료, 운동처방, 주사요법과 수술요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초기에는 약물과 물리치료가 가능하나, 증세가 어느 정도 진행됐거나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증세가 나이지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관절 수술의 대표적인 방법은 관절경을 이용한 시술법이다. 수술 부위를 약 1cm 미만으로 절개하고 이를 통해 가느다란 내시경을 넣어 관절의 손상된 부위를 살펴보고 치료하는 방법이다. 특히 내시경의 끝 부분에 달려있는 초소형 카메라는 관절 속을 8배 이상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CT나 MRI(자기공명영상) 등으로 판별되지 않은 병변까지 알아낼 수 있다.

수술은 국소마취로 진행되며 회복이 빠르고 흉터도 작다. 입원기간은 평균 1일 정도며, 상태에 따라 당일퇴원도 가능하다. 관절 건강을 위해서는 수술 후에도 재활치료와 자신의 상태에 맞는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비만도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이 되므로 체중관리도 필수다.

퇴행성 관절염은 연령이 증가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노화현상이다. 그러나 잘못된 자세나 습관 등은 젊은 나이에도 퇴행성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과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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