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빵왕 김탁구’는 톱스타급 출연진, 스타 감독 없이 스토리의 힘만으로 올해의 시청률왕을 차지했다. 사진 제공 KBS
《‘대박’을 바랐지만 ‘쪽박’찬 드라마가 더 많았다. MBC 드라마라면 ‘닥본사(닥치고 본방 사수)’하던 시청자들이 KBS로 옮겨갔다. 아이돌 가수들은 무대를 넘어 TV 화면에 출몰했고 이름값 못한 배우, 감독들도 넘쳐났다. 올 한 해 지상파 방송 3사가 내보낸 드라마 65편(아침드라마 제외)의 평균시청률 자료(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이용해 올 한 해 드라마를 결산했다.》
○ ‘대박’ 3편 vs ‘쪽박’ 19편
올해 가장 많은 시청자를 TV 앞에 끌어 모은 ‘대박’ 드라마는 평균시청률 36.7%의 ‘제빵왕 김탁구’(KBS)다. ‘수상한 삼형제’(KBS)가 31.9%, ‘추노’(KBS)가 30.3%로 30%를 넘긴 ‘대박’ 드라마는 총 3편이었다. 톱스타급 출연진 없이 14.2%로 출발한 ‘제빵왕…’은 매회 시청률이 올라 최종회인 30회는 49.3%를 찍었다.
반면 한 자리 시청률에 머문 ‘쪽박’ 드라마는 19편이었다. 최악의 드라마는 4.5%를 기록한 ‘런닝, 구’(MBC). ‘국민선배’ 김현중을 내세워 제2의 ‘꽃보다 남자’가 되겠다고 선언한 ‘장난스런 키스’(4.9%·MBC)는 현실감 없는 전개로 혹평을 받으며 방영 기간 내내 애국가 시청률에 머물렀다. ○ ‘드라마 왕국’ MBC? KBS!
평균시청률 20%를 넘긴 드라마는 11편. 이 중 최고 시청률 1∼3위를 포함해 6편이 KBS 차지였다. 특히 ‘추노’ ‘신데렐라 언니’ ‘제빵왕 김탁구’로 이어진 수목 드라마는 지상파 3사 중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KBS 수목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반면 원조 드라마 왕국 MBC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동이’(23.0%)만이 유일하게 20%를 넘었을 뿐, 한 자리 시청률을 기록한 19편 중 12편이 MBC 드라마였다. 소지섭 김하늘 등 초호화 캐스팅에 제작비 130억 원, 사전제작 100%를 자랑한 ‘로드넘버원’은 6.2%에 머물렀고 ‘장난스런 키스’는 ‘장난스런 시청률’이라고 조롱받았다. 오후 8시에 내보내던 주말극을 ‘뉴스데스크’와 시간을 맞바꿔 오후 9시로 옮겨봤지만 첫 주에만 10.5%를 기록했을 뿐 시청률 반등은 없었다.
평균시청률 31.9%의 KBS 주말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 ‘수삼’의 독재에 같은 기간 방영된 MBC ‘인연만들기’ ‘민들레가족’은 한 자릿수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진 제공 KBS
SBS는 주말에 강했다. 주말 오후 9시대 드라마 ‘천만번 사랑해’ ‘이웃집 웬수’가 20%를 넘겼으며 오후 10시에 방송된 ‘그대, 웃어요’ ‘인생은 아름다워’도 15%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현재 방송 중인 ‘시크릿 가든’은 12일 방송된 10회가 25%를 돌파하며 자체 기록을 경신 중이다.
○ 아이돌 가수 주연시대
아이돌 가수가 출연한 드라마는 15편 이상이다. ‘JYJ’의 박유천은 ‘성균관 스캔들’(KBS), ‘SS501’ 출신 김현중은 ‘장난스런 키스’, ‘티아라’의 은정은 ‘커피하우스’(SBS), ‘다비치’의 강민경은 ‘웃어요 엄마’(SBS)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아이돌 가수를 캐스팅하는 이유는 10대 팬을 시청층으로 끌어오려는 전략 때문. 하지만 ‘장난스런 키스’(4.9%) ‘커피하우스’(8.1%) ‘성균관 스캔들’(10.1%)에서 보듯 아이돌은 흥행 보증수표가 아님이 확인됐다.
하반기에는 아이돌 가수의 동반 출연 현상도 목격됐다. ‘괜찮아 아빠딸’(SBS)에는 ‘슈퍼주니어’의 동해와 ‘씨엔블루’의 강민혁, ‘프레지던트’(KBS)에는 슈퍼주니어의 성민과 ‘트랙스’의 제이 등이 나온다.
○ 한류 ↑, 드라마 선판매 ↑
한류 스타들의 이름값 덕에 드라마가 종영하기 전 해외에 판매되는 ‘선판매’ 현상도 두드러졌다. 김남길(‘나쁜 남자’·SBS) 김현중(‘장난스런 키스’) 박유천(‘성균관 스캔들’) 소지섭(‘로드넘버원’) 이민호(‘개인의 취향’·MBC) 장근석(‘매리는 외박중’·KBS)의 출연작들은 방송 전 해외에 수출됐다. ‘장난스런 키스’는 16부작 드라마를 10분 분량의 7부작 형태로 재편집한 특별판을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올려 조회수 1000만을 돌파했다.
그러나 ‘개인의 취향’(11.7%) ‘매리는 외박중’(7.7%) 등 선판매된 드라마가 국내에서도 호응을 얻은 경우는 많지 않았다.
○ 이름값 못한 톱스타, 스타감독
몸값과 시청률이 비례하지는 않았다. 소지섭 김하늘(‘로드넘버원’) 정지훈(‘도망자:플랜B’·KBS) 손예진(‘개인의 취향’) 이승기(‘내 여자친구는 구미호’·SBS) 등 톱스타들의 출연작은 한 자리, 혹은 10%대 초반의 시청률에 그쳤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형민 감독, ‘궁’ 시리즈의 황인뢰 감독, ‘천국의 계단’의 이장수 감독이 각각 ‘나쁜 남자’ ‘장난스런 키스’ ‘로드넘버원’으로 돌아왔지만 시청률은 10%를 넘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했던 ‘천하무적 이평강’의 이정섭 감독은 ‘제빵왕 김탁구’로 재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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