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스트리트 댄스도 예술이란 것 보여주고 싶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3일 03시 00분


힙합댄서들 ‘온더무브’ 무대연습
현대무용과 함께 대중소통 길 찾아

29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 공연 ‘온 더 무브’의 일환으로 작품 ‘피아노’를 올리는 아마추어 댄스팀 ‘셀렉트 캐릭터’가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9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 공연 ‘온 더 무브’의 일환으로 작품 ‘피아노’를 올리는 아마추어 댄스팀 ‘셀렉트 캐릭터’가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9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지하연습실. 흰색과 검은색의 헐렁한 트레이닝복을 입은 댄서들이 벽에 그려진 그래피티를 배경으로 거울을 보며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백제예술대 실용무용과 출신들로 구성된 팀 ‘셀렉트 캐릭터’다.

이들은 한국공연예술제작센터의 첫 무용 제작 공연 ‘온 더 무브’의 일환으로 마련된 ‘힙합 클리닉’에 참가해 자신들의 안무작 ‘피아노’를 29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힙합 클리닉은 프로 힙합댄서와 현대무용수들이 11월부터 10주간 아마추어 댄서들을 함께 지도하며 작품을 안무하는 프로젝트. 29일 공연에서는 셀렉트 캐릭터 외 3개 팀의 ‘힙합 클리닉’ 작품에 안애순 예술감독이 힙합과 현대무용, 한국무용을 결합한 작품 ‘온 더 무브’가 더해진다.

“저희는 보통 클럽에서 공연해요. 조명, 연출, 의상 같은 건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죠. 현대무용은 호흡이나 쓰는 근육도 다 달라서 (배워도) 자꾸 잊어버려요. 그래도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세요.”

팀원 한선화 씨(22)의 말. 한 씨가 말하는 ‘선생님들’이란 이우재 깜보무용단 대표, 현대무용수 배지선 씨, 힙합댄스팀 ‘플로어 에세이’ 단장 신일선 씨와 단원 길지원 씨다. 작품에는 박자에 따라 관절을 꺾고 몸을 튕기는 힙합 동작과 돌거나 뛰며 호흡을 사용하는 현대무용의 요소가 한데 뒤섞여 있다.

신 씨는 힙합과 현대무용을 결합하는 것이 오늘날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한국 현대무용이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과 소통할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출신이지만 힙합 클리닉 신청은 모두 각자 했다. 그 뒤 서로 연락이 닿아 팀을 구성했다. 그만큼 현대무용을 배우고 싶어 하는 스트리트 댄서들이 많다는 의미다. 팀원 차아름 씨(22)는 “여러 가지 장르를 배우면 그걸 이용해 내 춤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이것저것 조언하던 이 씨는 “오히려 학생들로부터 더 많이 배운다”고 했다. “현대무용은 자유로워야 하는데도 막상 보면 제약이 많아요. 그런데 이 친구들은 배우지 않았으니 오히려 틀을 마구 깨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왜 안 돼요?’라고 하면서요. 그럼 제가 생각지도 못한 동작들이 나와요.”

오후 10시쯤 다시 한 무리의 학생들이 연습실로 들어왔다. 댄스 배틀을 마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각자 아르바이트와 댄스대회 참가 등으로 바쁘기 때문에 일요일 밤늦게야 연습할 시간이 생긴다. 그런데도 왜 참가하는지 물었다. “춤이니까” “재미있으니까”라는 답이 돌아왔다.

“누구나 춤추는 사람이라면 자기 춤은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직 사람들은 스트리트 댄스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잖아요. 저희가 잘한다면 그런 벽이 조금이라도 깨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29∼31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학생 1만 원, 일반 2만 원. 02-3668-0007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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