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톱장이들을 가리키던 용어다. 당시 건축물 공사에 들어간 재료 가운데는 목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목공사에 가장 많은 장인이 투입됐고 장인의 종류도 세세하게 나뉘어 있었다. 톱장이들만 해도 톱의 종류에 따라 세분됐다. 인거장 기거장 조리장은 목재의 섬유 방향으로 자르는 켤톱을 썼고, 걸거장은 목재의 직각 방향으로 자르는 자름톱을 사용했다.
조선시대 건축물이 지어진 과정, 건축공사에 사용되던 용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영건의궤연구회가 펴낸 ‘영건의궤(營建儀軌)-의궤에 기록된 조선시대 건축’(동녘)이다. 영건의궤연구회는 건축, 문화재, 공학 등을 전공한 연구자들이 2003년 결성한 모임. 연구회는 조선 의궤 가운데 궁궐, 왕릉, 종묘 같은 관영 건축공사에 관한 의궤 32종을 함께 읽고 토론을 거쳐 책을 펴냈다.
김동욱 경기대 교수는 서론에서 “조선시대 궁궐이나 사묘 건물 가운데는 전란이나 화재로 소실된 것을 다시 짓거나 증축을 거듭해 당초와 모습이 달라진 경우가 많다. 처음 지어진 모습, 도중에 추가된 부분을 파악하는 데 의궤를 능가할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의궤는 △궁궐을 지은 목수가 누구이며 하루 일당은 얼마인지 △목재는 어디서 구해 왔으며 어떤 경로로 공사 현장까지 옮겼는지 △집을 짓고 상량식을 할 때 어떤 절차에 따라 식을 치렀는지 등 당시 건축을 살필 수 있는 종합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의궤를 보면 공사의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다. 왕실의 건물을 지을 때는 일관이 길일을 세 개 정도 정하면 왕이 그중 하나를 선택했다. 목재는 강원도 산림이나 충청도 안면도 등 지방에서 벌채해 한강이나 서해로 운반한 경우가 많았다. 유능한 장인을 확보하는 문제도 중요했다. 17세기에는 궁궐을 지을 때 먼 지방의 승려 장인을 동원하는 사례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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