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에게 오라고 요구하지 않고, 관객이 있는 곳을 찾아 좋은 공연을 보여주는 것도 가수의 의무죠.”
2년째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단독 콘서트를 열고 있는 트로트 가수 조항조(51).
27일 통화에서 그는 “25일 예정한 경북 안동의 콘서트가 구제역 때문에 취소됐다”며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콘서트 취소는 불가피했지만 티켓을 사고 기다렸을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것. 안동 콘서트는 2011년을 기약하게 됐다.
2009년 10개 도시, 올해는 11개 도시에서 공연한 그는 내년에는 20개 도시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매번 각 지역 문화예술회관 등을 대관 예약하고 하루 전에 내려가 기계를 설치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만 그는 오히려 “한 해 30개 도시에서 공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내 노래를 아껴주는 팬들이 40, 50대임을 생각하면 직접 찾아 공연하는 게 당연합니다. 한 곳에서 장기 공연하면 편하겠지만 그분들이 멀리서 찾아오기 어렵죠.”
그는 이어 “팬들을 고려해 스탠딩이나 좁은 좌석의 공연장 대신 각 지역의 문화예술회관 등에서 공연한다”고 말했다. 히트곡 ‘거짓말’ ‘만약에’ 등을 편곡해 부르고 중년층이 공감하는 가족과 추억 이야기를 무대에서 나눈다. 그의 콘서트는 공연 때마다 꼬박꼬박 찾아오는 100여 명의 팬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조항조는 “일부에서는 트로트를 격이 낮은 음악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트로트야말로 우리 생활 리듬과 가장 밀접하고 친숙한 노래”라고 말했다. 그는 “관객들이 트로트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앞으로도 계속 지역을 찾아다니며 공연하겠다”면서 “내 공연을 통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난 성공한 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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