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음악은 난해하다’는 게 오늘날의 보편적 인식이다. 그러나 최근의 창작곡이라고 해서 모두 듣기 힘들기만 할까.
공연 소비자인 관객이 연주곡을 직접 고른 창작 현대음악 연주회가 열린다. 31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2010 컴포저 프리즘’. 오디오 음악동호회 하이파이뮤직(대표 김형일 수원여대 교수)이 국내 창작 현대음악 작품의 저변을 넓혀 보자는 의도로 기획했다.
하이파이뮤직은 이 콘서트를 위해 국내 작곡가들의 창작곡 1300여 곡을 모은 뒤 10개월 동안 회원들이 직접 들어보며 연주곡을 선정했다. 지나치게 어려운 음악어법으로 작곡했거나 일반 음악애호가들이 쉽게 듣기 힘든 곡은 선정 단계에서 배제했다. 1차로 300여 곡을 추린 뒤 콘서트에 쓰일 실내악곡 12곡을 골라냈다.
연주곡은 정현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음풍농월’ 등 젊은 작곡가의 곡부터 이만방 ‘클라리넷,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3중주’, 김정길 ‘현악합주를 위한 원형상 변이’ 등 원로 작곡가의 곡까지 망라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이 연주를 맡고,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기획 자문역으로 활동하는 오병권 씨가 해설을 맡는다. 무엇보다 이 콘서트는 창작자의 ‘작가주의’와 수용자의 ‘대중주의’가 건전한 긴장관계를 이루며 음악사상의 걸작을 낳았던 19세기 유럽 시민사회 음악 수용 모델을 재현할 수 있는 기회로 관심을 모은다. 김형일 하이파이뮤직 대표는 “음악동호회도 수동적인 애호가나 감상자 역할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새로운 음악문화를 열어야 한다”며 “음악애호가들의 관심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현대음악 작곡가 중에서도 필립 글래스나 탄둔같이 실험성과 대중성을 함께 갖춘 스타 작곡가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만 원. 1544-1555, 02-589-1002, www.hifimusic.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