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싱거웠던 마무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31일 03시 00분


○ 이세돌 9단 ● 목진석 9단
본선 8강 3국 총보(1∼156) 덤 6집 반 각 3시간

중반까지 긴박감 넘치는 바둑이었지만 마무리는 싱거웠다. 화끈한 전투력을 보유한 두 기사답게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접전의 연속이었다. 그 팽팽한 줄다리기를 끊은 것이 참고도 흑 1이었다. 흑 7점을 살리면서 전체 흑 대마의 안형도 확보하겠다는 뜻이었지만 패착이 되고 말았다.

흑 ‘가’로 둬 흑 7점을 버리고 우하 백 대마를 노리는 사석작전을 펼쳤다면 흑이 한발 앞설 수 있었다.

목진석 9단은 백 ‘나’로 두는 수를 깜빡했을 것이다. ‘나’를 알고 있었다면 절대 흑 1을 두지 않았을 테니까. 백 ‘나’(실전 114)를 본 목 9단은 20분 가까운 장고를 하며 대응책을 고심했지만 실전처럼 흑에게 당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삐끗한 형세는 다시 목 9단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흑은 끈질기게 우상 백 대마를 공략했지만 애초부터 잡힐 돌이 아니었다.

목 9단은 52기 도전기에서 이 9단을 만나 패한 뒤 다시 대결했으나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 9단도 힘겨운 고비를 넘겼지만 다음 상대가 만만치 않다. 최철한 9단과 원성진 9단 대국의 승자. 어느 쪽도 맘을 놓을 수 없는 상대다. 이번 국수전에선 강자들이 중간에 떨어지지 않고 올라와 도전권을 향한 여정이 험난하기 그지없다. 소비시간 백 2시간 9분, 흑 2시간 59분. 156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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