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62>景公이 說하여 大戒於國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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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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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제나라 宣王(선왕)을 전한 말에 따르면, 춘추시대 제나라 재상 晏子(안자)는 제나라 景公(경공)에게 당시의 힘 있는 제후가 선왕의 명을 거역하고 백성을 학대해서 술 마시고 음식 먹기를 마치 물 흐르듯이 하여 流連(유련)하고 荒亡(황망)해서 제후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고를 들은 제나라 경공은 그 말이 훌륭하고 또 절실하다고 여겨 기뻐하고 自責(자책)하여 백성을 살폈다고 한다.

說은 悅(열)이다. 大戒는 준비해야 할 것을 나라 안에 告(고)하고 命(명)함이다. 舍於郊는 교외에 나가 머묾이다. 興發은 곡식의 창고를 엶이다. 補不足은 백성의 부족한 것을 보조함이다. 大師는 太師로, 음악을 관장하는 관리이다. 君臣相說之樂은 군주와 신하가 서로 좋아하는 내용을 담은 음악으로, 여기서의 군주와 신하란 경공과 안자를 가리킨다. 徵招(치소)의 徵는 옛 음악을 구성하는 宮(궁) 商(상) 角(각) 徵(치) 羽(우)의 五聲 가운데 하나다. 招(소)는 韶(소)로, 舜(순) 임금 때 음악이다. 角招(각소)의 角도 五聲 가운데 하나다. 五聲은 각각 君 臣 民 事 物을 상징하므로, 세 번째인 角은 民에 배당되고, 네 번째인 徵는 事에 배당된다. 각소와 치소는 백성과 政事에 관한 내용을 담은 당시의 음악이었던 듯하다.

앞서 안자는 ‘선왕의 법과 지금의 폐단 가운데 어느 것을 택하여 행하실지는 오로지 군주께서 행하시는 바에 달려 있을 따름입니다’라고 했다. 경공은 안자의 말을 善言(선언)이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였으니, 군주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善言을 수용하는 태도는 현대의 지도자에게도 요청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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