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껄끄럽게 생각하는 상대다. 한방이 있기 때문에 순간 방심이 곧 패배로 직결될 수 있다. 역대전적은 이세돌 9단이 21승 13패로 앞선다. 2007년 이후엔 6승 5패로 박빙이다.
이 9단은 실리로 확실히 마음을 굳혔다. [바둑]제54회 국수전…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흑 29의 귀 침입으로 실리를 확보한다. 그 대신 백 40까지 좌변에 거대한 백 세력이 쌓였다. 이렇게 되면 서로 겁나는 바둑이다. 흑은 삭감해야 하는데 그 깊이가 관건이다.
이 9단의 선택은 흑 41. 한눈에 봐도 깊다. 이건 백에게 얼마든지 공격해봐라 막아낼 수 있다는 도전이다. 국후 검토에서도 너무 깊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 대안의 하나로 언급된 것이 참고도. 흑 1, 3을 활용하고 흑 5로 얕게 삭감한다. 백 6에는 흑 7. 실전보다 흑이 훨씬 여유롭게 타개할 수 있다. 실전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최철한 9단의 눈초리도 사나워진다. 나도 공격이라면 자신 있는데 이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걸 살려주는 건 자존심이 달린 문제다.
최 9단은 백 42로 흑을 잡으러 간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흑이 쉽게 살면 백은 당장 집이 부족해진다.
백 48까지 흑의 탈출로가 없어 보인다. 철벽처럼 늘어선 백 세력은 빈틈없다. 그러나 이보다 더 좁은 곳에서도 비비적거리며 사는 데는 이 9단이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이 9단은 어떻게 활로를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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