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멋을 아는 남자 패션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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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1일 03시 00분


■ ‘2011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 가보니

‘남자라서 행복해요.’ 15∼18일(현지 시간) ‘2011년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에서는 짧은 재킷, 모피 장식, 컬러의 향연으로 대변되는 ‘이탈리아 신사’ 패션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위에서부터 로베르토 카발리, 돌체앤가바나, 엠포리오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살바토레 페라가모. 사진 제공 각 회사, EPA 연합뉴스
‘남자라서 행복해요.’ 15∼18일(현지 시간) ‘2011년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에서는 짧은 재킷, 모피 장식, 컬러의 향연으로 대변되는 ‘이탈리아 신사’ 패션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위에서부터 로베르토 카발리, 돌체앤가바나, 엠포리오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살바토레 페라가모. 사진 제공 각 회사, EPA 연합뉴스
#1. 이탈리아 신사

다시 태어난다면 이탈리아 남자로 살아봤으면 좋겠다.

어깨 패드를 없앤 입체 패턴 재킷의 자연스러운 멋을 아는 이탈리아 신사 말이다.

그 멋쟁이 신사는 로마의 ‘브리오니’니, 나폴리의 ‘키톤’이니 하는 이탈리아 정통 클래식 정장들의 미세한 차이를 직감으로 안다. ‘보르살리노’ 중절모도 멋들어지게 소화한다.

체크무늬 재킷에 빨간 바지를 입어도, 넥타이 대신 스카프나 퍼 머플러를 둘러도, 모직 코트 대신 요즘 유행하는 패딩 점퍼를 입어도 경박하기는커녕 유머가 있다. 그건 순전히 장(醬) 맛처럼 오래 묵은 패션의 내공 덕이다.

치마든 바지든, 하이힐이든 단화든 선택의 폭이 큰 여자에 비해 남자의 클래식 패션엔 어느 정도 룰이 있다. 이탈리아 신사는 그 룰 안에서 최적의 아름다움을 찾는다. 그 행복한 수고로움도 부럽다. 그래, 이탈리아 신사를 만나러 가자.

#2. 밀라노에선 밀라노 법(法)

15∼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행은 이탈리아 신사를 여럿 만날 수 있는 찬스였다. 올해 가을 겨울 트렌드를 내다보는 쇼인 ‘2011년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남자뿐 아니라 각국에서 이 쇼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포토그래퍼와 패션 담당 기자, 바이어들의 패션도 늘 그렇듯 볼거리였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했다. 프랑스 파리에선 온통 검은색으로 빼입던 패션계의 남자들이 밀라노에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클래식 정장을 꺼내 입는다. 바지폭은 좁다. 이탈리아 신사 행세인 셈이다. 하긴 옷을 잘 입는 건 골프 스윙처럼 끝없는 모방과 연습이 이뤄내는 정직한 결과물이다.

신사는 나이의 많고 적음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고수(高手)가 서로를 알아보듯, 신사도 그렇다. 패션위크 기간 파파라치 사진의 주인공 중엔 카메라 플래시를 작정하고 노린 ‘워너비(Wannabe) 신사’도 있을 수 있다. 예전엔 한두 달 후쯤 잡지에 소개되던 이 사진들은 이제 인터넷과 페이스북에 실시간으로 오른다. 패션 잡지에는 길거리 사진인데도 자주 얼굴이 보이는 남자들이 있다. “부온 조르노, 아저씨! 지난번 바지는 초록색이더니 이번엔 오렌지색이네요.”

#3. 차이나 파워

떠오르는 ‘차이나 파워’는 패션 분야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일단 중국 기자와 바이어들이 부쩍 많아졌다. 이들의 차림새도 갈수록 세련돼진다. 양과 질에서 패션 진도가 빠르다. 밀라노=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디자인=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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