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梁惠王(양혜왕)·하’ 제7장에서 맹자는 用人의 문제를 거론했다. 맹자가 제나라에 世臣은커녕 親臣조차 없다고 지적하자 제나라 宣王(선왕)은 用人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맹자는 어진 이의 등용은 신분이 낮은 자로 하여금 높은 이를 넘게 하고 소원한 자로 하여금 친한 이를 넘게 하는 일이기에 부득이한 것처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고서 어진 이를 알아보는 방법을 위와 같이 말한 것이다.
左右는 가까운 신하들을 말한다. 諸大夫는 조정에서 벼슬하는 고위 관리들이다. 未可는 ‘아직 등용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 혹은 ‘아직 등용해서는 안 된다’로 풀이한다. 國人은 나라 안 사람들이다. 옛날에는 흔히 도성을 國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여기서는 나라 전체를 가리킨다. 察은 잘 살핀다는 말이다. 見賢焉은 그 사람에게서 어짊을 본다는 말이다. 焉은 지시사와 종결사가 결합한 어조사이다.
맹자의 말에서 주목되는 것은 國人이 모두 어질다고 말하는 사람이라 해도 군주가 스스로 살펴서 그가 참으로 어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후에 그를 등용하라고 한 점이다. 이에 대해 주자(주희)는 이렇게 풀이했다. 좌우는 가까운 신하이므로 그 말을 진실로 믿을 수 없고 여러 대부의 말은 믿을 만하지만 아직도 私心을 띠고 있을 우려가 있다. 國人의 경우는 그 議論(의론)이 公正하지만, 사람 중에는 세속과 함께하여 남들이 좋아하는 자도 있고 반대로 特立(특립·홀로 우뚝 섬)하여 세속의 미움을 받는 자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잘 살펴야 한다.
세속과 함께하여 남들이 좋아하는 자란 곧 鄕原(향원)을 말한다. 特立하여 세속의 미움을 받는 자는 곧 君子를 말한다. 군주는 鄕原과 君子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던가. 지금도 얼마나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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