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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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9일 03시 00분


풍요속의 빈곤… ‘승천하는 용’의 고민

중국은 거대한 코끼리와 비슷하다. 중국 전문가들조차 중국에 대해 정반대의 극단적인 평가를 내놓는가 하면 언론 보도에도 상반되는 내용이 나오기 일쑤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메가트렌드 차이나’라는 책에서 “중국이 2050년에는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의 파워를 분석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 학자인 기 소르망 교수는 ‘중국이라는 거짓말’이라는 책에서 중국을 혹평하고 있다. 어떤 시각에서 사실과 통계수치를 보는가에 따라 중국이라는 코끼리의 모습은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올해 1월 18일 후진타오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주요 2개국(G2)의 국빈 대우를 받으며 전 세계에 중국의 위상을 과시했다. 중국은 후 주석 방미 기간에 수백억 달러어치의 미국 상품을 사들이는 계약을 하며 막강한 경제력을 보여줬다. 세계 2위의 국력을 자랑하며 미국의 슈퍼파워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강국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세계 2위의 경제력에 어울리지 않는 뉴스도 적지 않다. 예컨대 미국 애플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팍스콘 직원들의 잇단 자살 소식은 화려한 중국 경제의 이면(裏面)에 감춰진 모습을 짐작하게 한다. ‘허리를 한 번 굽히는 게 소원’이라고 말할 정도로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보수로 고통 받던 근로자들이 결국 자살을 택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중국 공산당의 고위 간부들과 그 자제들이 특정 산업을 사실상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분석 기사도 나온다. 이런 시스템으로 과연 경제성장이 지속 가능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과연 중국의 진실은 무엇일까. 양쪽의 견해가 모두 맞다고 본다. 세계 2위의 경제력을 과시하는 경제대국의 뒷면에서는 언제 터질지 모를 심각한 문제가 쌓여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중국 경제의 이면을 경제학자가 고발한 책이다. 그러나 중국의 부패한 관료와 국영기업을 비판하지만 어디까지나 중국과 중국 경제를 위한 비판이고 실은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을 공격하는 내용이 많다.

“중국에 대한 유럽과 미국의 착취이다. 내 주장이 레닌이나 할 법한 말 같다고 생각했다면 맞다. 실제로 레닌이 한 말이다.” 경제대국인 중국의 근로자들이 세계 최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원인을 지적한 대목이다. “중국의 제조업체는 앞으로는 승냥이, 뒤로는 호랑이를 두고 있는 셈이다. 금융자본이 승냥이라면, 산업자본은 살기등등한 호랑이다. 원자재를 구입할 때는 금융자본이 가격을 결정하고, 제품을 판매할 때는 산업자본이 가격을 지배한다.” 그래서 중국이 개혁에 박차를 가할수록, 세계를 향해 문을 활짝 열수록, 열심히 물건을 만들어 낼수록, 미국과 유럽이 잘살게 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의 주장을 보면 마치 종속이론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저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금융학 박사학위를 받고 뉴욕대 시카고대에서 교수를 지냈으며, 지금은 홍콩에서 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인물로 종속이론과는 거리가 멀다. 이 책은 중국과 중국 경제에 대한 균형된 시각을 갖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신자유주의 태동시킨 시카고의 힘
시카고학파
요한 판 오페르트벨트 지음·박수철 옮김
600쪽·3만5000원·에버리치홀딩스


1892년 개교해 100여 년 동안 전 세계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 1970년대까지 시장을 아우르던 정부 규제 경제정책을 옹호하던 케인스주의와 맞서 시장(市場) 중심의 경제학을 이끌어낸 곳. 신자유주의의 산파인 시카고학파와 그 근원이 된 시카고대를 심층분석했다.

저자는 밀턴 프리드먼, 조지 스티글러 등 시카고대가 낳은 경제학자들의 인터뷰와 논문 등을 참고해 그들의 개인적 관계와 지적 연관성을 밝혔다. 19세기 말부터 21세기 초까지 시카고학파의 업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또 시카고대만의 전통에서 세계 최고의 경제경영학 중심지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을 찾았다. 그 원동력은 ‘직업윤리’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에 대한 믿음’ ‘학자적 성취와 학문적 성과를 강조하는 자세’ ‘끊임없이 의심하는 태도’ ‘지리적 고립에서 오는 공동체의식’ 등에 있으며 치열하기로 악명 높은 워크숍제도가 이런 전통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한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 각 분
야 최고의 삶서 배우는 경영지식
경영
프랑크 아르놀트 지음·최다경 옮김
424쪽·1만8900원·더숲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포뮬러원(F1) 레이서 미하엘 슈마허 등 경영 예술 과학 스포츠 사회사업 등 각 분야의 최고 인물들로부터 배우는 경영 지식. 책의 부제는 ‘최고들로부터 다시 배우는 62가지 경영의 절대지식’이다.

아인슈타인은 “음악에 대한 공상 속에 산다”고 말할 정도로 바이올린을 무척 좋아했다. 그러나 그는 바이올린 연주자의 길을 가지 않고 물리학자의 길을 걸었다. 자신의 강점은 직업에서 발휘하고 자신의 열정은 개인적인 취미로 즐긴 것이다. 저자는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로 ‘강점을 이용해 조직의 능력을 향상시켜라’라는 메시지를 풀어낸다.

효율성을 높이려면 먼저 자신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 강점을 인식해 집중하면 전력을 기울일 수 있다. 아인슈타인이 말년에 원자폭탄 반대 운동을 펼쳤듯 강점과 가치관을 결합시키면 효과는 배가된다. 빌 게이츠, 잭 웰치, 워런 버핏 등 여러 유명인사가 등장하지만 그들이 추구했던 일의 방식은 두루뭉술하게 소개돼 아쉽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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