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특집/4일 TV프로그램]아버지와 딸, 영도다리 아래서 사고 당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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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일 03시 00분


KBS극본 공모 최우수작
부녀간의 갈등-화해 그려


▽KBS2 설특집 드라마 ‘영도다리를 건너다’(4일 오전 9시 50분)=설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느끼게 하는 특집 드라마.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부녀의 갈등과 화해를 다뤘다.

바닷가 마을 영도에서 살고 있는 고등학생 백설(정은채). 아빠와 단둘이 사는 설은 무식하고 거친 아빠가 싫고 늘 바다 내음이 맴도는 영도가 답답하기만 하다. 통통배 선장인 아빠 백익덕(정진영). 하나밖에 없는 딸 설이를 아끼지만 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투르다.

설이 곁엔 단짝친구 오지훈(김동준)이 있고, 지훈의 엄마 오경옥(방은희)이 친엄마처럼 돌봐주지만 설이는 마음속 가득 찬 답답함을 해소할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설이는 서울에서 온 영화팀 조감독과 하룻밤을 보내고 덜컥 아이를 갖게 된다. 훌쩍 서울로 떠난 조감독, 그리고 학교 친구들과 아빠에게 알려진 임신 사실. 겁이 나 어쩔 줄 모르는 설이에게 아빠는 낙태하라고 강요하고, 설은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친엄마를 찾아 경주로 떠난다.

그러나 설이 마주친 진실은 자신이 버려진 아이라는 것. 다시 영도로 돌아온 설이는 배 속의 아이를 지우라는 주변의 권유를 받아 아빠와 함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티격태격하며 그간 마음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하던 두 사람은 영도다리 아래에서 사고를 당한다. 병원에서 마주한 부녀는 극적으로 화해하지만 아빠는 크루즈 부선장이라는 직업을 얻어 떠나야 한다.

제작사 측은 “가족은 함께할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아버지 역을 맡은 정진영 씨는 “최근 드라마들은 내적 논리나 완결성보다는 시청률에 내용이 좌우되기 마련인데 드라마 본래의 자유로운 미덕을 잘 살린 대본에 끌렸다”고 밝혔다.

2008년 KBS 극본 공모 최우수 당선작. 드라마 스페셜 ‘마지막 후뢰시맨’ ‘달팽이 고시원’을 연출한 김진원 PD가 연출하고 황민아 작가가 극본을 썼다. 배우들의 걸쭉한 사투리와 정감 가는 부산의 정경이 인상적이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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