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고은 후배 “영화판 횡포 정말 처참하다” 네티즌들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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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9일 17시 15분


故 최고은 작가
故 최고은 작가
지난달 29일 단편영화 ‘격정 소나타’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였던 최고은 씨(32)가 며칠째 끼니를 챙겨먹지 못하고 자신의 월셋방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터넷은 네티즌들의 추모 물결로 뒤덮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최 씨의 한 후배는 포털사이트에 ‘그동안 정말 말하고 싶었다. 영화 제작사의 횡포’라는 장문의 글을 올려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최고은 선배님의 같은과 학교 후배’라고 밝힌 ‘Fines’는 “학교 동기에게 선배가 집에서 홀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무슨 사정인지 몰랐는데 기사를 보고서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최 선배는 아마 자신의 첫 시나리오 계약 후 엄청난 꿈에 부풀어 올라 정말 열심히 썼을 겁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돌아온 건 계약금 중 일부인 몇 백만 원 정도가 고작이었겠죠. 영화 제작사는 캐스팅과 투자가 확정되어 영화가 들어갈 때까지 받아야 할 남은 돈은 주지 않습니다. 일은 계속 하지만 돈은 받지 못합니다”고 주장했다.
故 최고은 후배가 올린 글
故 최고은 후배가 올린 글
그러면서 그는 6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한 영화를 예로 들었다.

‘Fines’는 “지난해 관객 600만 명이 넘어간 영화, 아마도 100억 원은 벌었을 겁니다. 근데 그 제작사의 횡포 아주 대단했습니다. 지인이 스탭으로 일하면서 석달에 800만 원 주겠다고 계약을 했는데 4달로 연장하자고 바꾸길래 한달은 봐줄수도 있겠다 싶어 같은 돈에 계약을 했습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촬영은 5~6개월로 늘어나고 추가 계약을 요구했더니 제작사 대표는 나몰라라는 식으로 돈을 안주고 버티더랍니다. 그러더니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둬라 다른 사람 새로 뽑아 돈주고 일 시키면 된다고 하더랍니다. 지금 당장 없어서 못주는 돈, 영화가 흥행하고 나서 많은 수입이 생기면 당연히 더 주겠다는 계약서라도 새로 써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스탭들은 제작사 눈치를 봅니다. 나중에 일거리 안들어오면 큰일이거든요”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이게 영화판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모두 참고 일합니다. 꿈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Fines’는 “개념있는 제작사도 있겠지만 대부분 이런 현실이고 부당한 대우와 수익구조를 당연하게 여기는 이 바닥을 우리는 떠나고 싶어도 못 떠 나겠습니다. 그놈의 꿈 때문에요. 많은 분들이 부디 이 어려운 현실을 알고 영화를 즐겨주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들이 보는 한국의 모든 영화들 이렇게 제대로 된 대접도 못 받으며 뒤에서 일하는 수십 명의 스탭들이 몸바쳐 만드는 영화입니다”고 마무리했다.
이 글은 수많은 네티즌들이 자신의 트위터에 퍼다 날랐고, 소식을 들은 트위터리안들은 분개했다.

‘doll****’은 자신의 트위터에 “시대가 바뀌어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진 자의 횡포는 없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굶어 죽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이런 악습은 발본색원해야 한다. 다시는 있어서도 일어나서도 안되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네티즌들은 故 최고은 씨의 명복을 빌면서 생전에 만들었던 ‘격정 소나타’를 찾아 보고 있다.

▷ ‘Fines’의 원문 글 보러가기
▷ 단편영화 ‘격정 소나타’ 보러가기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김동석 기자 @kim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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