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호 7단은 끝까지 버티다가 백 332로 우상귀 흑진에서 수가 난 것을 보고야 돌을 던졌다. 그가 이 판에 얼마나 비중을 크게 뒀는지 알 수 있다.
바둑은 초반부터 치열한 난투극이 벌어져 반상은 잠시도 평화로웠던 적이 없었다. 젊은 기사들의 패기가 충만했던 이 바둑의 승부는 사소한 곳에서 갈렸다.
흑 153이 패착의 오명을 썼다. 참고도 흑 1(흑 153)은 끝내기로도 매우 큰 곳일 뿐 아니라 백이 뚫고 나오는 맛을 없애고 있다. 누구든 빨리 두고 싶은 유혹을 느낄 만한 곳이다.
그러나 백 2, 4를 당하자 형세가 급격히 백에게 기울었다. 사실 백 2의 곳은 흑이 언제든 선수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랬다면 상변에서 흑의 영향력이 커져 실전처럼 백 집이 크게 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날 승리로 김지석 7단은 입단 후 처음으로 국수전 도전자결정전에 올라 최철한 9단과 3번기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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