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국내 현대무용단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김복희무용단의 ‘김복희 무대만들기 40주년’ 공연이 16∼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김복희 한양대 교수(63)가 이화여대 후배였던 안무가 김화숙 씨와 함께 1971년 서울 중구 명동극장에서 ‘법열의 시’ 등으로 고고성(呱呱聲)을 울린 ‘김복희-김화숙 무용단’이 40년 역사의 출발점이었다. 이 무용단의 70여 개 작품 중 대표 레퍼토리 네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 한국적 정서 담은 현대무용
16일에는 최근작인 ‘흙의 울음’, 18일에는 1995년 작품인 ‘꿈 탐욕이 그리는 그림’과 1997년 ‘피의 결혼’, 20일에는 2002년 작품 ‘달과 까마귀’가 공연된다.
네 작품의 공통점은 한국적 정서를 담은 현대무용이라는 것. 이야기가 작품을 끌어간다는 점도 특징이다. 김 교수는 “현대무용은 특별한 이야기 없이 이미지나 움직임만으로 작품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지만 관객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기를 중심에 놓은 작품을 주로 창작해왔다”고 말했다. ‘꿈…’은 이광수의 소설 ‘꿈’을 무용으로 만든 작품. ‘피의 결혼’은 스페인 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희곡을 원작으로 삼으면서 한국의 장례와 혼인문화를 결합했다. ‘달과 까마귀’에서는 요절한 화가 이중섭의 삶을 그렸다.
김 교수는 “10년이 훌쩍 넘은 작품도 있기 때문에 무대나 의상, 안무를 새롭게 바꿔볼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 첫 모습 그대로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 한국 남성 현대무용수 역사를 보다
“한양대 무용과 교수로 재직한 지 35년 정도가 됐다. 남성 무용수가 너무 없던 시절이었는데 남성 무용수를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성과를 얻었다.”
이번 공연에도 중견 안무가인 손관중 한양대 교수를 포함해 전체 출연진 33명 중 남성 무용수가 17명이다. 남성 무용수가 출연진의 절반을 넘는 것은 현대무용에서 드문 일이다. 모두 김 씨의 제자로 20대에서 50대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김 교수는 “누구나 40년은 할 수 있다. 하지만 40년 동안 쉬지 않고 꾸준히 해 오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2년에 한 번은 신작을 발표하려 애썼고 실제로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올해 4월에도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고 직접 춤도 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2만 원. 02-2220-1338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