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孫丑(공손추)가 자신에게 제나라 정치를 담당하면 管仲(관중)과 晏子(안자)처럼 업적을 이룰 수 있겠느냐고 묻자 맹자는 대국 제나라가 仁義(인의)의 정치를 행한다면 천하의 王者가 되기가 무척 쉽거늘 관중과 안자는 제나라로 하여금 바른 정치를 실행하게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若是는 ‘이와 같다면’인데, 앞서 맹자가 ‘제나라를 가지고 왕 노릇 함은 손을 뒤집는 것처럼 쉽다’고 한 말을 받은 것이다. 弟子는 공손추가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일인칭이다. 滋甚의 滋는 ‘더욱’이다. 且는 발어사로, ‘무릇’이란 정도의 뜻을 지닌다. 百年而後崩이란 문왕이 97세로 돌아가셨으나 그 成數(성수·완전하게 꽉 채운 수)를 거론해서 말한 것이다. 未洽(미흡)은 不足하다는 뜻이다. 大行은 敎化(교화)가 크게 행했다는 말이니, 정의의 관념과 인도주의의 이념이 백성들 사이에 침투하여 사회 전체가 조화롭고 안정을 찾았다는 뜻이다. 文王은 은나라 말기에 천하의 3분의 2를 차지했으나 이후 武王이 商(상, 은)나라를 치고 천하를 차지했고, 다시 周公이 成王을 도와 禮(예)를 제정하고 樂(악)을 제작한 이후에 敎化가 크게 행했다고 한다. 若易然은 ‘그렇게 하기가 쉬운 것처럼’으로 풀이한다. 不足法與는 ‘법으로 삼아 본받을 만하지 않단 말입니까’라고 반문하는 어조이다.
공손추는 역사와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에 문왕의 일을 기준으로 삼아, 당시의 어떤 나라에서든 仁義의 왕도정치를 실천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여겼다. 맹자도 물론 역사와 현실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제나라를 가지고 천하에 왕 노릇 하기는 손바닥 뒤집듯 쉽다고 말했다. 맹자의 의중은 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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