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자신이 제나라의 국정을 맡아본다면 제나라로 하여금 천하에 왕 노릇 하게 만들리라고 했다. 제자 公孫丑(공손추)는 文王도 천하의 3분의 2를 차지한 데 불과했던 사실을 들어 의문을 제기했다. 맹자는 문왕이 이미 천하의 王者(왕자)가 될 수 있었지만 殷(은)나라의 어질고 성스러운 군주들이 여러 대에 걸쳐 교화를 행해서 당시 형세를 쉽게 바꿀 수 없었던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위와 같이, 은나라 中興(중흥)과 군주인 武丁(무정)부터 紂王(주왕)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부연했다.
朝諸侯와 有天下는 병렬의 짜임으로, 朝(조·조회하게 만들다)와 有(유·소유하다)는 동사이다. 猶는 ‘∼과 같다’이다. 未久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주왕은 무정부터 5대째에 해당한다. 故家는 전통을 지닌 집안, 遺俗은 왕국에 남은 풍속, 流風은 사방에 전하는 풍습, 善政은 조정의 오랜 정치를 말한다. 微子는 주왕의 형이되, 그 모친이 正妃(정비)가 되기 전에 낳았다. 微仲은 微子의 아우 혹은 아들이라고 한다. 王子比干과 箕子는 주왕의 아저씨이다. 膠(격,력)은 주왕의 어진 신하이다. 輔相(보상)은 보필하여 도움이다. 失之는 천하를 잃었다는 뜻이다.
紂王은 악정을 행했지만 故家遺俗과 流風善政이 있었고 어진 인물들이 보필했기 때문에 당장에 천하를 잃지는 않았다. 이것은 久則難變(구즉난변·오래되면 바꾸기 어렵다)의 한 사례이다. 그런데 惡習(악습)과 弊政(폐정)이 오래가면 그 또한 고치기 어렵다. 李元翼(이원익)이 인조에게, 퇴폐한 기강을 차츰차츰 고쳐나가야 한다고 건의한 것은 그런 뜻에서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