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판타스틱 4’ 뭉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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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1일 03시 00분


한국무용-발레의 만남… 내달 ‘이정윤&에투왈’ 공연
이정윤-김주원-엄재용-황혜민 설레는 ‘우정의 무대’

“언제 또 이렇게 모일 일이 있을까요?”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연습실에 모인 엄재용 황혜민 김주원 이정윤 씨(왼쪽부터)는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이 4년 만”이라고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언제 또 이렇게 모일 일이 있을까요?”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연습실에 모인 엄재용 황혜민 김주원 이정윤 씨(왼쪽부터)는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이 4년 만”이라고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렇게 다 모이는 건 4년 만인 것 같아요. 바쁜 분들인데 저 때문에 모여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그렇죠?”

이정윤 씨가 운을 떼자 김주원 씨가 금세 받아친다. 옆에 앉은 엄재용 황혜민 씨가 웃음을 터뜨렸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연습실에 한국 무용계의 빛나는 별들이 떴다.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이 씨,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 씨,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엄 씨, 황 씨다.

이들은 4월 9, 10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이정윤&에투왈’ 무대에 함께 선다. 현대무용 안무가이자 LDP무용단 대표를 맡고 있는 신창호 씨도 출연한다. 뮤지션 남궁연 씨는 비디오아트를 선보이고, 가수 이상은 씨는 이정윤 씨가 새로 안무한 ‘해어화’에서 자신의 노래 ‘이어도’를 들려준다.

이번 공연은 이정윤 씨의 국립무용단 입단 10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 국립극장 기획공연으로 이렇게 한 무용수를 주목하는 공연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황 씨는 “저도 발레단 입단 10년째인데, 이런 공연을 한 번쯤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엄 씨의 말이 뒤따랐다. “전 11년째에요.” “난 14년째인데…. 미안하다. 오래돼서.” 김 씨의 한마디에 또 와르르 웃음소리가 쏟아졌다. 세 사람은 곧 “안무가가 되지 않는 이상 무용수가 자기 이름 걸고 공연하기는 정말 어렵다. (이 씨가) 부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 씨는 “10년을 돌아보는 자리인 만큼 그동안 알아온 벗들, 지인들과 함께하고 싶었다”고 했다. 엄재용 황혜민 씨와는 4년 전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창작발레 ‘춘향’을 만들 때 한국무용 트레이너로 참여하며 인연을 맺었다. 김주원 씨는 2007년 정동극장 ‘아트 프론티어’ 공연 당시 이 씨에게 안무를 부탁해 ‘The one’으로 함께 무대에 섰다. 10일에도 두 사람은 ‘The one’을 함께 춤춘다.

“남들에게 폐 끼치는 능력이 탁월하다. 욕심도 많고 재능도 많고 부탁도 잘 한다.” 남궁 씨가 이 씨에 대해 내린 농담 섞인 평가다. 엄 씨가 이 말을 전해 듣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정윤이 형은 ‘어, 이 형이 어떻게 여기 와있지?’ 싶은 곳에서 늘 만나요. 그만큼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고 열정도 넘치고요.”

엄 씨는 황 씨와 함께 창작발레 ‘심청’ 중 ‘달빛 파드되’를 춘다. 이 씨가 안무에 참여한 작품은 아니지만 한국적 느낌을 잘 살려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라 특별히 부탁했다고 했다. 황 씨는 “28일 ‘돈키호테’ 공연을 끝내고 다음 주 대만 공연을 다녀온 뒤 바로 ‘이정윤&에투왈’ 무대에 선다. 바쁜 일정이지만 다양한 장르가 모이는 이번 공연의 구성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김 씨도 바쁘긴 마찬가지다. 다음 주 호주 공연을 마치고 9일 귀국해 10일 무대에 선다. 김 씨는 “2000년 동아무용콩쿠르 때 대학생이던 정윤 씨의 춤을 처음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정윤 씨의 춤은 우리 춤이 정말 역동적하고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는 걸 보여줘요. 동갑이지만 존경하는 마음이 생길 정도에요. 다들 바쁜데도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건 정윤 씨 힘이죠.”

이 씨는 이번 공연에서 새 안무작 셋을 선보인다. ‘해어화’ 외에도 강강술래를 모티브로 남성 무용수가 등장하는 ‘이터널 댄스’, 안동 하회별신굿놀이를 바탕으로 한 ‘러브 풀’이 무대에 오른다. 한자리에서 신작을 여럿 선보이는 건 이 씨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국립무용단 주역무용수로 활동하면서 한국의 전통을 알리기 위해선 오히려 새로운 분야를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움직임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관심을 가져왔죠. 그렇게 쌓아온 10년을 이렇게 다양한 색깔과 철학을 가진 분들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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