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외톨이야’와 ‘파랑새’에서 멜로디가 동일하고 리듬의 빠르기도 유사하다고 인정한 후렴구 두 번째 마디(표시한 부분). 그러나 법원은 이 마디가 ‘관용적 모티브’여서 창작적 표현이라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펑크록밴드 와이낫의 ‘파랑새’와 아이돌밴드 씨엔블루의 ‘외톨이야’ 표절 공방이 1년 만에 ‘외톨이야’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이로써 ‘외톨이야’는 ‘파랑새’를 베꼈다는 혐의에서 벗어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3단독 박정길 판사는 13일 인디밴드 ‘와이낫’의 전상규 등 공동작곡가 4명이 ‘외톨이야’를 작곡한 김도훈 이상호를 상대로 낸 5000만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와이낫’ 측에 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와이낫이 ‘외톨이야’에서 표절이라고 문제 삼은 두 마디의 후렴구 ‘외톨이야 외톨이야/다리디리다라 두’에 대해 두 곡 전체의 멜로디와 코드가 다르고 리듬도 차이가 있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후렴구 중 마지막 마디인 ‘다리디리다라 두’가 ‘파랑새’의 ‘모두 이루어질지 몰라’와 “가락이 동일하고 리듬의 빠르기도 유사하다”고 인정했으나 “이는 널리 알려진 관용적인 모티브”라고 판시했다. ‘파랑새’보다 앞서 발표된 컨츄리 꼬꼬의 ‘오 가니’와 박상민의 ‘지중해’에도 이 후렴구와 유사한 멜로디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 후렴구를 관용적인 표현으로 볼 것인지가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이었다. 와이낫 측은 “후렴구가 여러 차례 반복돼 노래 전체가 비슷하게 들린다”고 주장했으나 김도훈 측은 “이 후렴구는 대중가요에서 자주 인용되는 관용적 표현일 뿐 창작적 표현이 아니다”라고 반박해 왔다.
관용적 표현의 인정 여부는 박진영의 ‘섬데이’가 작곡가 김신일의 ‘내 남자에게’를 베꼈다는 표절 논쟁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라 가요계에서는 이번 ‘외톨이야’ 표절 소송 결과를 주목해 왔다.
와이낫 측은 “항소 여부를 검토한 뒤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요계에서는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승소를 해도 실익이 적기 때문에 법적인 공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동안 법정에서 표절 여부가 가려진 경우는 2006년 MC몽의 ‘너에게로 쓰는 편지’ 사례가 유일하다. 당시 이 노래는 그룹 더더의 ‘잇츠유’를 표절했다는 판결을 받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