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계를 대표하는 국립무용단과 창무회가 어린이날을 앞두고 동화를 한국춤으로 풀어낸 창작 무용극을 나란히 무대에 올린다. 전래동화 콩쥐팥쥐와 신데렐라 이야기를 접목한 국립무용단의 ‘프린세스 콩쥐’와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를 각색한 창무회의 ‘날아라 오리야’다.
댄스컬 ‘프린세스 콩쥐’는 5월 4∼8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첫선을 보인다. 국립무용단의 유일한 어린이 레퍼토리로 2년여에 걸쳐 숙성시킨 작품이다. 전래동화 콩쥐 이야기에 서양동화 신데렐라 이야기를 섞은 무용극을 휴식시간을 포함해 약 1시간 45분 동안 펼친다.
왕궁에서 성인이 된 왕자의 신부를 찾는 무도회가 열린다. 새엄마와 팥쥐 몫의 집안일까지 떠맡은 콩쥐를 요정 마마와 ‘단다리’들이 도와주고, 무도회에 갈 수 있도록 콩쥐를 치장해줘 마침내 왕자와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내용이다. 단다리는 ‘땅딸이’를 바꾼 말로 요정들을 가리킨다.
이 작품에선 화려한 의상이 먼저 눈에 띈다. 한복 대신 서양식 드레스 디자인에 한국 색동옷을 응용한 장식을 달았다. 국악 대신 독일 재즈그룹 살타첼로의 리더 페터 신들러 씨가 작곡한 음악을 사용했다. 독일 가곡을 연상시키는 서정적 선율이 특징이다. 콩쥐를 돕는 단다리들의 춤을 눈여겨볼 만하다. 물지게춤, 빗자루춤 등 집안일 동작을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콩쥐 역에는 단원 이의영 씨(28), 박지은 씨(27)가 발탁됐고 인턴단원 조용진 씨(26)가 왕자로 출연한다. 모두 국립무용단의 막내뻘 단원들이다. 무용수 60여 명과 연주자와 합창단 30여 명이 출연한다.
안무를 맡은 배정혜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한국춤 공연이라고 해서 무조건 한국적인 요소를 강조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만한 작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한국무용 안무가인 장현수 씨, 현대무용 안무가인 류장현 씨도 안무에 참여해 한국춤의 호흡을 바탕으로 새로운 동작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5000원∼7만 원. 02-2280-4115, 6
무용극 ‘날아라 오리야’는 22일∼5월 8일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초연된다. 창무회와 남산국악당이 손잡고 작년 8월부터 제작에 들어갔다. 주인공 미운 오리(왕혜구)는 살을 찌우기 위해 비행을 금기시하는 동물농장의 불문율을 어기고 하늘을 동경한 탓에 미움을 받는다. 외모마저 다른 오리들과 달라져가는 것에 괴로워하던 미운 오리는 자신 때문에 가족들까지 힘들어하자 결국 제 날개를 잘라달라고 부탁한다. 엄마오리는 그런 미운 오리를 하늘로 날려 보내 백조의 꿈을 펼치도록 돕는다.
세종문화회관 제공안무와 연출을 맡은 최지연 창무회 부예술감독은 “오리와 닭이 목을 튕기는 모습, 걸음걸이, 화를 냈을 때의 움직임 등 동물의 평소 행동을 춤으로 담아냈다. 배우 2명이 광대 역할을 맡아 관객의 관점에서 극을 설명하기도 하고 무용수들이 즉흥적으로 소리를 내는 등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11명의 무용수 외에 타악과 대금, 해금 연주자 3명도 무대에 함께 등장한다. 새가 푸드덕거릴 때는 부채로 바닥을 두드리고, 크게 날개를 휘저을 때는 우산을 펼쳤다 닫으며 효과음을 즉석에서 만들어낸다. 전체 공연은 45분이지만 일요일과 어린이날 공연 전에는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춤동작을 아이들이 직접 배워보는 1시간짜리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2만5000원. 02-226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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