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은 백 90으로 흑 대마 전체를 노리면서 국면을 풀어간다. 평범하게 상변 두 칸을 벌리며 둘 수도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고 봤다. 중앙 흑을 공격하면서 이득을 취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최철한 9단은 백 90에 대해 바로 잇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왠지 상대의 의도대로 들어주는 것은 당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결국 흑 91, 93으로 바깥쪽으로 나간다. 백 94로 들여다보는데 흑 95로 반발하는 수가 좋았다. 참고 1도처럼 그냥 잇는 것은 백 2로 받은 후에 백이 ‘가’로 붙여 끊는 수가 있어 흑의 가일수가 필요하다.
흑 101로 안전을 확보해 두고 흑 103을 둔다. 중앙 흑을 돌보면서 우변과 상변의 연결 끈을 마련했다.
백 104, 106은 선수. 거기까지는 좋았으나 백 108이 무리수였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두어야 했다. 백 7까지 되는 정도인데, 이곳 패의 처리가 승부의 관건이 될 듯하다. 서로 장담할 수 없는 어려운 형세다. 흑 109의 반격을 당해 백은 실리로 손해를 보고 있다. 백 114, 116으로 중앙 흑을 공격하지만 흑 117이 놓이자 상변과 하변 어느 한쪽으로 연결이 가능해졌다. 백 118은 일단 자중한 수. 초반부터 뒷맛이 남아 가일수가 필요했던 곳이다. 흑 121의 연결로 흑의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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