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24로 젖힌 것은 단순한 선수 끝내기 이상의 가치가 있다. 우변 백진에 남아있던 뒷맛까지 없앤 큰 끝내기다. 정상적으로 두면 참고 1도의 백 1로 두어야 하지만 흑이 2부터 흑 10까지 넘어가는 수가 있다. 이렇게 돼서는 백이 이기기 힘들다.
백 24에 대해 흑은 25로 둔 뒤 27, 29로 백 한점을 잡는다. 여기서 백이 35로 넘어가는 것은 손 따라 두는 후수로, 당한 형태. 그래서 백 30으로 두었다. 흑은 31을 선수하고 33으로 제쳐 짭짤한 흑집을 만들었다. 흑이 유리한 형세.
이창호 9단은 백 36으로 최대한 버틴다. 좌상귀 흑의 사활도 걸려 있어 이렇게 버티고 싶은 곳이다. 최철한 9단은 흑 37로 백이 어떻게 받을지 물어본다. 백은 38로 들여다보고 이어 40으로 끊는다. 흑 41의 보강이 불가피할 때 백은 42, 44로 중앙 흑을 잡으려 한다. 중앙 흑을 잡으면 상변의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게 이 9단의 계산이다.
흑 45로 참고 2도처럼 흑 1로 이으면 백 2, 4를 선수하고 백 6으로 중앙 흑 여섯 점이 잡힌다. 흑은 45, 47로 끊어 왼쪽의 흑 여섯 점을 선선히 백에게 준다. 그 이유는 뭘까. 흑은 어떻게 대가를 받으려 하는 것일까. 최 9단은 바늘 끝 같은 틈새를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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