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서울, 길가 만홧가게 앞에서 고무신을 신은 소년들이 바닥에 앉아 만화 삼매경에 빠져 있다. 쉴 만한 공간이 흔치 않고 TV나 라디오도 귀하던 시절, 만화책은 소년들에게 최고의 오락이었다. 동네 꼬마들이 돈을 모아 만화방에서 책을 수십 권 빌린 뒤 한 집에 모여 밤새도록 ‘독서’에 열중하는 일도 흔했다.
1969년 6월 13일자 동아일보는 “활극만화에서 괴상스럽게 생긴 주인공이 흉기를 휘두르며 의미 없는 복수를 일삼고…불량만화들이 어린이들의 몸과 마음을 시들게 하고 있다. 만화독서실이 불량소년들이 술 먹고 비행을 모의하는 장소로 변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제 50세 정도 됐을 사진 속 소년들은 10대 자녀들과 ‘게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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