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들이 근대 이후 100여 년간 전개돼 온 한국사 연구를 반성하고 새로운 연구방식을 모색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한민족학회(회장 윤명철 동국대 교수)가 27,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개최하는 ‘근대 100년 한국 역사학 연구의 반성과 제언’.
지금까지 한국사는 공간적으로는 한국사의 영역을 한반도로 한정짓고, 시간적으로 고조선에 대해서 제대로 조명을 하지 못한 채 삼국시대 이후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다는 문제의식이 대회 개최 배경이다. 역사학 학술대회로는 처음으로 고대사부터 근현대사까지 전체 역사를 그 대상으로 했다. 국가로서의 한국사 5000년은 물론 그 이전 70만 년 선사시대 역사까지를 포괄한다. 박선희 상명대 교수가 ‘선사 및 고조선’을 주제로, 이재범 경기대 교수가 ‘고려 및 조선사’를, 한상도 건국대 교수가 ‘근현대사’에 관한 발표를 한다.
한 국가의 역사가 주변 국가나 지역과 무관하게 전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과 함께 전개된 한국사도 살핀다. 특히 한국사의 무대가 만주 등 북방지역으로도 뻗쳤음을 상기시키기 위해 이들 지역 연구자들의 발표도 포함한다. 김위현 명지대 교수가 ‘한국사와 만주사’, 정태성 동국대 교수는 ‘한국사와 중국사’, 박원길 몽골학회장은 ‘한국사와 북방사’, 정효운 동아대 교수는 ‘한국사와 일본사’, 임상우 서강대 교수는 ‘한국사와 서양사’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또 문헌 위주로 연구하는 기존 역사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접학문과 연계한 학제 간 연구방법의 활성화를 모색한다. 문헌만을 ‘과학’이라고 믿을 것이 아니라 주변 학문의 진보된 기술과 연구결과를 접목해 역사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임형진 고려대 교수의 ‘역사학과 정치학’, 김종혁 연세대 교수의 ‘역사학과 지리학’, 장장식 국립민속박물관 연구원의 ‘역사학과 민속학’, 김헌선 경기대 교수의 ‘역사학과 신화학’ 등이다.
특히 자연과학과의 접목까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류정열 숭실대 교수가 ‘역사학과 화학’을 주제로 발표하는 것을 비롯해 이현숙 이화여대 교수가 질병 및 환경사의 관점에서 본 ‘고대사’를 발표한다. 이틀간 진행되는 학술행사에 총 16명이 발표를 하며 14명이 토론에 참여한다.
윤명철 한민족학회장(동국대 교수)은 미리 배포한 기조강연문 ‘한국사 연구의 지평을 넘어 신(新)역사학을 제언하며’에서 “근대 역사학은 소위 ‘반도사관(半島史觀)의 굴레를 완벽하게 탈피하지 못한 면이 있다”며 “역사 활동의 터에 대한 명확하고 과학적인 이해를 하려면 지리학 기후학 지형학 생태학 생물학 동물행동학 천체물리학 등의 학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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