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71, 73은 이런 정도로 받는 게 보통이다. 백도 백 한 점을 당장 잇는 것은 모험이다. 백은 형세가 좋은데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
최철한 9단은 백 74, 76으로 두텁게 두어 간다. 흑은 중앙을 돌볼 시간이 없다. 흑 77로 상변을 깨러 2선으로 미끄러진다. 적진을 깨기 위한 상용의 수단.
백 78로 씌우자 이창호 9단의 마음이 복잡해진다. 처음에는 상변을 깨려 했지만 마음을 바꿔 흑 79로 중앙을 먼저 보강한다. 이 수가 결정적 패착. 차라리 77 대신 79를 먼저 두고, 백이 상변을 보강할 때 침입하는 게 나았는지도 모른다.
참고 1도는 최 9단이 국후 복기 때 그린 그림. 흑 1로 밀면 백 2로 늘어 백 10까지 선수하고 백 12, 14로 중앙을 끊어 크게 이득을 보겠다는 것. 하지만, 이것은 백도 커다란 모험이다. 집 수로 보면 흑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흑으로선 바라는 그림일 수도 있다.
참고 2도는 이 9단이 그린 그림. 흑 1엔 백 2로 둘 것으로 보고 흑 9까지 상변을 끌고 나와도 백 10, 12로 중앙을 끊어 오면 흑은 3개의 미생마가 있어 수습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9단은 그렇게 뒀어야 했다. 왜냐하면 백 80을 두고 나니 백의 우세가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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