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과서 심포지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9일 03시 00분


“검정 교과서 검증-평가 전담기구 필요”
“국가정체성 관련 과목, 국가가 관리를”

국내외 교과서 전문가들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제 교과서 심포지엄’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국내외 교과서 전문가들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제 교과서 심포지엄’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어떻게 하면 좋은 교과서를 만들 수 있는지 논의하는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국사 교과서의 편향성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는 중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과서연구재단(이사장 전찬구)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동아일보 후원으로 개최한 ‘국제 교과서 심포지엄’은 교과서 정책의 동향과 전망을 다뤘다. 미국 프랑스 중국 노르웨이 싱가포르 등 국내외 전문가 400여 명이 참석했다.

수산네 크누센 세계교과서연구학회(IARTEM) 회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학계에서 교과서 평가 시스템이 중요한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 통제에서 벗어나 출판사가 다양한 교과서를 만들면서 나타난 문제. 그는 “IARTEM이 교과서의 내용과 질, 평가 및 선정, 교과서와 교육자료의 승인 등을 주제로 2년마다 워크숍을 연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출판사인 런민교육출판사의 딩차오펑(丁朝蓬) 부편집장도 국정교과서에서 탈피해 교재의 다양화를 추구하면서 도입된 검정 제도의 한계를 짚었다. 그는 “교과서 편찬 과정에서 교육 효과에 대한 평가 연구가 부족하고, 심사위원 개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딩 부편집장은 교과서 평가 연구를 맡을 전담기구와 전문 사이트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담 평가기관이 표준화된 근거를 마련하고,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도 지속적으로 평가해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 평가 전문 사이트를 구축해 검정 결과를 공개하면 공정성을 높일 수 있고 출판사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합격한 교과서의 검정 결과를 사적 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 편향적 내용을 담은 한국사 교과서도 항목별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알 수 없다.

마시 테일러토마 미국 메릴랜드 주 교육부 장학관은 발제자로 나서 “국가의 정체성과 관련된 과목은 국가가 일정 수준에서 관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과서를 통해 다양한 내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접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다른 참가자들도 교과서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역사 교과서의 편향성이 논란이 되면서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된다는 것.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디지털 교과서 등 미래형 교과서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이날 부대 행사로 국제 교과서 전시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세계 주요국의 교과서를 비교할 수 있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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