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 열려라, 책세상!]고아원에 맡겨진 3남매 ‘마법의 시간여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30일 03시 00분


◇에메랄드 아틀라스/존 스티븐스 지음·정회성 옮김/612쪽·1만5000원·비룡소

영문도 모른 채 고아원에 맡겨진 케이트, 마이클, 엠마 삼남매. 10년 동안 여러 고아원을 떠돌다가 핌 박사가 운영하는 ‘케임브리지 폴스’로 가게 된다. 고아원으로 쓰이는 저택을 탐색하던 삼남매는 지하 서재에서 에메랄드빛 책 한 권을 발견한다. 그 책에 우연히 사진을 갖다 대는 순간 거대한 모험이 시작된다.

그 모험이란 다름 아닌 시간여행. 유일하게 엄마에 대한 기억이 있는 케이트는 맏이로서의 책임감으로 늘 진지하게 행동하는 캐릭터다. 마이클은 책벌레로 온갖 지식을 머금은 채 ‘마법’과 ‘드워프’(북유럽 신화 속 작은 체구의 종족)에 열광하는 탐험가형이다. 막내 엠마는 싸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좌우명을 가진 드센 성격이다.

이들 삼남매가 과거 현재 미래를 오가며 경험하는 탐험 속에 삶의 원리가 녹아나곤 한다. 시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마법이 담긴 책 ‘시간의 아틀라스’를 얻기 위해 온갖 술수를 부리는 마녀 백작 부인에게서 동생과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케이트는 ‘아틀라스’ 능력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힘에 접근하려면 마음의 상처를 먼저 치유해야 한다. 부모에게서 버림받았다는 상처를 안고 있는 케이트는 성장을 위해선 고통이 있더라도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으로 소설가로 데뷔한 저자는 10년간 텔레비전 방송작가,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가십걸’ ‘길모어 걸스’ 등을 제작해 명성을 얻었다. 판타지 세계의 원형을 풍부하게 재현하면서도 텔레비전 분야에서 쌓은 유머와 감각적인 구성력을 놓치지 않았다는 평을 받는다. 이 책은 ‘시원의 책(The Books of beginning)’ 3부작 중 첫 번째. 2, 3권의 원고가 공개되지 않았는데도 35개국과 출판계약이 성사되는 등 세계 출판계의 주목을 받았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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