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를 다룬 영화 '무산일기'가 여러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영화계에서는 탈북을 다룬 영화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요. 제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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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서 온 주인공은 전단지를 붙이며 생계를 이어갑니다.
직업을 구할 때도,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도 탈북자라는 꼬리표는 늘 장애가 됩니다.
제작비 8000만원의 저예산 영화지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대상을 비롯해 8개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지난 4월 국내에서 개봉해, 상영관을 늘리며 조용히 흥행하고 있습니다.
PIP (인터뷰) 관객 1,2 "답답했어요. 현실이..." "한마디로 말하기 어려운 감정이..."
남한 관객 뿐 아니라, 실제 탈북자들에게도 영화가 주는 의미는 특별합니다.
(인터뷰) 김혁 / 탈북자·대학원생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어요. 그런 게 영화 보는 내내 떠올랐고요. 그 어두운 면이 비춰진다는 건 제 과거의 또 다른 부분이라는 생각도 느꼈고. 너무 현실적이고 이런 부분을 드러냈다는 게 충격을 받았죠."
탈북을 다룬 영화는 최근 한국 영화계의 한 흐름입니다.
지난 3월 개봉한 '두만강'은 탈북자들이 거쳐가는 두만강 인근 중국 동포 마을을 무대로 했습니다.
최근 개봉한 옴니버스 영화 '시선너머'에서는 탈북자 친구를 둔 남한 출신 중학생의 이야기를 에피소드로 담았고,
6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댄스타운'은 탈북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과거 '크로싱'이나 '태풍' 등의 영화에서 탈북자가 역경을 견딘 영웅으로서 조명된 것과 달리, 최근의 영화들은 탈북문제를 한국 사회 내 차별과 관련짓습니다.
(전화 인터뷰) 박정범 / 무산일기 감독 "탈북자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어디에서 볼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고요. 약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이 영화를 보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강유정 / 영화평론가 "처음에는 탈북자란 어떤 사람인가라는 드라마틱한 관심이 있었다면 최근에 등장하는 탈북자들은 오히려 대한민국 시민이지만 소외되거나 제 3자의 입장에 있는...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탈북자를 보여줘서 우리사회가 가진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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