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그콘서트’의 새로운 대박 코너 ‘생활의 발견’. 이 코너를 이끌고 있는 송준근 신보라 김기리 등 3명은 동료들 사이에서도 배우로 통한다.
‘생활의 발견’이 연인들의 ‘진짜’ 이별을 보여주는 코너인 만큼 뛰어난 ‘감정 연기’가 기본이기 때문.
이 코너는 실제 연인들은 드라마처럼 슬프고 아름답게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삼겹살집에 마주앉아 “우린 안 맞는 것 같아. 헤어지자” 하다가도 종업원이 다가오면 “삼겹살 2인분 주세요” 주문하고 “이제 와서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화내다가도 다시 종업원이 다가오면 “아직 고기 뒤집지 마세요”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들 말마따나 “생활 밀착형 공감 개그”인 ‘생활의 발견’은 지난달 17일 첫 방송을 타자마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 일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이렇게도 웃길 수 있다니…. 새로운 개그의 발견’ ‘소름끼칠 정도로 디테일한 설정’이라고 호응했다.
“‘생활의 발견’은 한마디로 공감이죠. 그러다 보니 과장된 몸짓, 분장 등 비주얼로 웃길 수 있는 부분을 포기하고 대사와 연기로만 웃겨야 해 어려워요. 미묘한 차이인데 조금만 오버해서 대사를 하면 웃지 않거든요.”(송준근)
“웃겨야지 마음먹고 대사하면 아무도 웃지 않아요. 정말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듯 할 때 웃으시죠.”(신보라)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소재를 찾는 것도 과제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한 번쯤은 가봤을 만한 장소를 찾는 것에서 출발한다. 지금까지 방송된 삼겹살 자장면 감자탕 에피소드는 그런 이유에서 선택됐다. 일단 소재가 결정되면 다음은 회식.
“진짜 먹어봐야 알 수 있잖아요. 어떻게 먹는지, 무슨 사리를 가장 많이 추가하는지, 종업원은 어떤 복장인지 등 모든 것을 관찰하고 물어보죠.”(김기리)
신보라와 김기리는 “그 덕분에 여의도 맛집은 모두 다니고 있다”고 자랑했다. 계산은 선배 송준근의 몫.
“자장면 아이디어 때도 탕수육은 시키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시키겠다고 하더군요. 후배들이 CF 찍기 전까지는 제가 다 사야 할 것 같아요. 휴….”
환상의 팀워크를 자랑하는 것 같지만 이들이 모인 것은 한 달도 안 됐다. 코너 아이디어도 김병만이 줬다.
김병만이 기본적인 콘셉트 구상까지 마친 뒤 “‘준 교수’ 이미지를 오랫동안 해먹어 이미지 변신이 필요한” 송준근과 “진지한 연기 잘하는” 신보라를 ‘캐스팅’했다고. 김기리는 “지나가다 얼떨결에” 합류했다.
“‘달인(김병만 노우진 류담)’ 팀과 삼겹살집에서 첫 회의 겸 리허설을 마쳤어요. 다음 날 바로 제작진에게 보여드렸고 그 주에 방송에 투입됐죠.”(송준근)
일주일 사이에 팀이 꾸려졌고 방송을 탔다. 코너를 준비하고, 제작진이 오케이할 때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뒤 무대에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인데 흔치 않은 일이다.
“하루 만에 짠 코너인데 우리도 놀랐어요. 제작진에게 처음 보여드릴 때부터 반응이 좋아서 신났죠. 대박 코너는 단시간에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하하.”(김기리)
순탄대로를 달리고 있으니 활짝 웃을 법한데 이들은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생활 밀착형 코너인 만큼 소재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 언젠가는 개인적인 경험을 꺼낼 각오도 되어 있단다.
“군복무 중에 이별 통보를 받은 적이 있어요. 슈퍼 앞에서 동전 이∼만큼 바꿔서 여자친구한테 전화했는데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뒤에 사람들은 쭉 서있는데 공중전화 잡고 울고불고….”(송준근)
“문자메시지로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그런데 맞춤법이 틀린 거예요. ‘오빠 때문에 값값해. 헤어지자’고 왔는데 저도 모르게 ‘값값이 아니라 답답이야’라고 답을 보냈죠. 제가 왜 그랬을까요.”(김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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