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 아쉬운 한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2일 03시 00분


○ 오정아 초단 ● 백홍석 8단
예선 준결승선국 ① 8보(158∼185)

오정아 초단은 감으로 느낀다. 이제 함께 사는 길은 없다. 내가 잡히거나 아니면 상대를 잡거나 둘 중 하나다.

하지만 백 158의 자리에 돌을 내려놓는 오 초단의 손길에는 힘이 빠진다. 진작 좌변 백대마를 안정시켰어야 했다는 후회도 밀려온다. 백 158 대신에 참고 1도처럼 백 1로 두면 흑 2로 연결해간다. 백 3엔 흑 4, 6으로 쉽게 연결된다. 그 이후로도 백은 좌변 백 대마를 보강해야 한다.

고심 끝에 택한 백 158에 대해 백홍석 8단은 흑 159로 결정타를 날린다. 백 160 대신에 참고 2도처럼 백 1로 물러설 수도 있는데, 그것은 흑 2, 4를 선수하고 흑 6으로 두어 흑의 승리.

백 160으로 버티자 흑 173까지 패가 났다. 사실상 외길 수순이다. 그렇지만 흑에게는 175의 절대 팻감이 있는 게 자랑이다. 백 176이 불가피할 때 흑은 177로 백 한 점을 되따냈다. 이어 백이 178을 팻감으로 쓰자 흑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179로 백돌 10점을 잡아버린다. 백은 180으로 잡고 182, 184로 좌변 흑대마를 엮어보려 했으나 흑 181, 183에 이어 185로 연결해 가자 조용히 돌을 내려놓는다. 오 초단으로서는 아쉬운 한판이었다. 170=164, 177=159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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