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식 씨, 中서 수교 19돌 기념전… 연륜이 빚어낸 ‘담백한 수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7일 03시 00분


동양 정신과 추상 양식 어우러져

20일까지 중국 베이징의 중국미술관에서 열리는 추상화가 이두식 씨의 ‘심상 풍경 축제’전. 화려한 오방색을 사용한
‘축제’ 연작과 더불어 수묵화의 느낌을 살린 신작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베이징=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20일까지 중국 베이징의 중국미술관에서 열리는 추상화가 이두식 씨의 ‘심상 풍경 축제’전. 화려한 오방색을 사용한 ‘축제’ 연작과 더불어 수묵화의 느낌을 살린 신작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베이징=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언뜻 보면 다른 화가의 작품인 것 같다. 추상화가 이두식 씨(64·홍익대 교수)의 그림이 달라졌다. 빨강 파랑 노랑 등이 어우러진 오방색의 ‘축제’ 연작에서 은은한 수묵의 사유로 길을 넓힌 것.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작업하는 이 씨가 11∼20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기존 작업과 함께 신작을 공개했다. 한중 수교 19주년을 기념해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와 한국문화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심상·풍경·축제’전이다.

11일 개막식에서 만난 이 씨는 “화가는 기능공이 아니다. 그림이 너무 쉽게 그려지면서 변화를 생각해 왔다”며 “나이 때문인지 기름진 것보다 담백한 맛에 빠져들었고 강렬한 색채 대신 수묵과 서예필법을 결합한 ‘심상’과 ‘풍경’ 연작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5m 길이의 대작을 포함해 2009년부터 최근까지 19점을 선보인 전시의 개막식에는 많은 미술계 인사가 참석해 동양 정신과 추상적 양식의 어우러짐에 찬사를 보냈다. 중국유화학회 잔젠쥔 위원장은 “이 씨의 작품은 추상표현주의를 동방의 시각에서 이해하고 세련되게 표현해 중국 관객에게 공감과 함께 감성적 차이도 느끼게 한다”고 평했다.

이 씨는 2008년 선양의 루쉰 미술대 명예교수로 임명된 이래 베이징, 선양 등에서 전시를 여는 등 중국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그는 “2008년 베이징 금일미술관 전시에 이어 엄격한 심사로 알려진 국립미술관에서 전시를 갖게 돼 기쁘다”며 “이를 계기로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 등 분주한 바깥 활동에도 불구하고 잠들기 전 1000자씩 붓글씨를 쓰고, 그림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화가. 그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베이징=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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