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2시 중국 충칭(重慶)의 한 호텔. 동갑내기 라이벌 한국의 이세돌 9단(28·사진)과 중국의 구리 9단(28)이 불과 한 달도 안 돼 다시 바둑판 앞에 마주 앉았다. 4월 28일 BC카드배 결승 5국에서 이 9단이 구리 9단을 누르고 종합전적 3 대 2로 우승한 지 꼭 20일 만이다.
두 기사가 만난 대회는 ‘한중일 바둑 고수 초청전’. 중국 충칭 진포산(金佛山) 국제여행문화절 행사의 하나로 열린 이 대회에는 두 기사 외에 일본 대표인 이야마 유타 9단(22·井山裕太)도 참석했다. 이 9단은 BC카드배와 올레kt배, 원익배 십단, 한국물가정보배 등 4관왕이고 구리 9단은 삼성화재배, 이야마 9단은 메이진(名人)과 주단(十段) 타이틀을 보유자이니 3국 간 고수대결로 누가 최고수인가를 가리자는 뜻이다.
중국 측은 내심 이번 대회를 통해 지난번 BC카드배에서 진 빚을 갚아보자는 뜻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충칭은 구리 9단의 고향으로 홈그라운드다.
라이벌전답게 이날 바둑도 시작부터 난타전이었다. 이 9단은 초반 불리한 형세를 어느 정도 만회한 듯했으나 후반 우하귀에서 사활이 걸린 싸움에서 져 돌을 던졌다. 이로써 두 기사 간 공식 전적은 8승 11패로 구리 9단이 앞서게 됐다. 중국리그 성적 등 비공식 전적까지 합쳐도 14승 14패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 9단은 하루 앞선 16일 치러진 이야마 9단과의 바둑에서도 예상을 깨고 패배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중일 3국 고수전은 18일 구리 9단과 이야마 9단의 대국에서 결판이 나게 됐다. 우승상금은 30만 위안(약 5000만 원)이며 2위는 20만 위안(약 3300만 원)을 받게 된다. 이 9단의 상금은 3위로 10만 위안(약 165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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