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가야금 병창 명인의 연주와 노래를 복원해 재현한 무대가 다음 달 2일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열린다.
국악인 김화선 씨의 ‘가야금 소리5’ 공연. 정남희 명인(1905∼84)의 가야금 병창곡 등 13곡을 김 씨가 10여 년의 작업 끝에 지난해 10월까지 모두 복원해 재현 공연을 마친 것을 기념하는 무대다. 정남희 명인은 1930, 40년대 판소리와 가야금 연주로 명성을 떨쳤지만 광복 후 월북한 뒤 남쪽에선 잊혀졌다.
김 씨는 이 공연에서 정남희 명인의 연주를 복원한 13곡 중 단가 경기가와 초한가, 판소리 춘향가 중 어사춘향모상봉, 판소리 심청가 중에서 용궁장면을 변용한 신수궁가, 신민요 스르렁둥둥 등 다섯 작품을 복원해 들려준다.
김 씨는 “1994년경 정남희 명인이 1930년대 녹음해 고음반(SP음반)에 남긴 곡들을 우연히 듣고 경탄했다. 이대로 묻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복원 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료를 수집하고 악보로 만들며 복원한 곡들을 2009년 6월 6일 국립민속박물관 대강당 공연부터 시작해 지난해 10월 8일 국립국악원 우면당 공연까지 네 번에 걸쳐 무대화했다.
전남 나주 출신의 정남희 명인은 일제강점기 국악단체인 조선성악연구회 이사를 지냈고 창극 춘향전 등에서 주연을 맡았다. 6·25전쟁 때 월북해 공훈배우, 인민배우 칭호를 받았고 평양음대 교수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남희제 가야금 산조는 김윤덕, 이영희로 이어지며 전수되고 있지만 병창은 명맥이 끊겼다.
김 씨는 1930년대 조선성악연구회 이사였던 가야금 명인 염계화를 사사했고 1990년 한마음국악예술단을 창단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공연에선 ‘풀피리(초적) 형제’로 유명한 정재룡 정재영 형제가 초적연주로 강춘섭제 휘모리, 국거리 등 3곡도 함께 들려준다. 02-39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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