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패의 공방

○ 송태곤 9단 ● 김동호 초단
예선 준결승 선국 ② ５보(103∼136)

김동호 초단은 흑 103, 105로 일단 좌하귀와 하변 중앙의 백을 갈라놓고 백을 공격하며 이득을 보려 한다. 백 106에 흑 107, 109로 중앙 백집을 파호하며 계속 백을 공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송태곤 9단은 백 112를 끼워 놓고 114로 젖힌다. 일견 별로 상관이 없어 보이는 수들이지만 여기에는 백의 무서운 노림수가 숨어 있었다. 흑 115로 무심코 참고 1도처럼 흑 1로 받으면 백 2부터 백 24까지 크게 수가 난다. 꽤나 긴 수순이지만 프로 기사에게는 한눈에 보이는 수순이다. 김 초단도 이를 알아채고 흑 115로 둬 백의 노림수를 차단한다.

백이 116을 단수치고 118로 잇는 것이 이득. 백 120이 선수가 되기 때문이다.

흑 121로 참고 2도처럼 흑 1로 후퇴하면 오히려 복잡해진다. 하변 백이 안형이 풍부해 백 2, 4로 강하게 둘 수 있기 때문이다. 흑 121에 백은 기다렸다는 듯이 백 122로 패로 버틴다. 백으로서는 우하귀에 팻감 공장이 있는 것이 자랑이다.

흑 127의 팻감은 아껴 둘 곳. 자충이 돼 좋지 않다. 흑 133엔 백 134, 136으로 탈출하는 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패의 공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26 132=114, 129=123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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