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스토어]서울 청담동 ‘3.1 필립 림’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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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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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의 성’에 숨겨놓은 패션의 나라

골드와 화이트 컬러를 테마로 대형 원형기둥과 호 모양의 전시대로 모던한 세련미를 뽐내는 1층 매장.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골드와 화이트 컬러를 테마로 대형 원형기둥과 호 모양의 전시대로 모던한 세련미를 뽐내는 1층 매장.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LA 플래그십 스토어의 외관을 닮은 3.1 필립 림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쿠션 형태의 콘크리트 타일로 마감한 독특한 외관 덕분에 행인들의 시선을 단번에 잡아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LA 플래그십 스토어의 외관을 닮은 3.1 필립 림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쿠션 형태의 콘크리트 타일로 마감한 독특한 외관 덕분에 행인들의 시선을 단번에 잡아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옷을 파는 매장이 아닌, 마치 거대한 조각품 앞에 마주 선 느낌. 서울 강남구 청담동 ‘3.1 필립 림’ 플래그십 스토어가 기자에게는 그랬다. 뉴욕(2006년), 도쿄(2007년), 로스앤젤레스(2008년)에 이어 2009년 문을 연 필립 림의 아시아 최초 플래그십 매장인 이곳은 쿠션 모양의 콘크리트 타일로 마감한 독특한 매장 외관 덕분에 청담동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기념사진 배경으로 즐겨 활용하는 곳이다.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큼지막한 원형 기둥들이다. 이 기둥은 ‘원’을 테마로 한 작품을 즐겨 제작해온 미국 현대 미술작가 리처드 세라가 디자인했다. 화이트 색상의 원형 기둥 중간을 움푹 파서 황동 빛깔이 도는 금색으로 채색한 공간에 필립 림의 다양한 컬렉션을 배치했다. 벨트나 백, 아이웨어 등 소품을 전시한 테이블에도 매장의 전반적인 테마 컬러인 화이트와 골드가 예외 없이 적용됐다. 이 전시용 테이블은 매장에서 ‘아이스버그’(빙산)로 불리는데 실제 생김새도 빙산의 절단면과 닮았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에 펼쳐지는 월페이퍼도 이채롭다. 재미 한인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 작업으로 탄생한 이 월페이퍼는 도자기를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원형 패턴을 기본으로 삼았다. 월페이퍼에 전체적으로 감도는 오묘한 푸른색은 고려청자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벽면 곳곳에 설치된 거울들 덕택에 필립 림 플래그십 스토어에 들어서면 마치 ‘거울의 성’에라도 온 듯한 기분이다. 거울 덕에 매장이 넓어 보일 뿐만 아니라 연속되는 면을 접어놓은 듯한 효과를 주기 때문에 여성복, 남성복, 아동복 등 각각의 컬렉션 전시구역을 적절히 구획해 매장의 아기자기함을 더한다.

통거울로 마감된 벽면을 따라 난 대리석 계단으로 올라가면 2층 매장이 펼쳐진다. 2층 매장에는 디너파티에 어울릴 근사한 드레스와 라운지웨어 느낌이 물씬 풍기는 홈웨어가 골드 컬러의 아치형 전시대에 걸려 있다. 2층 매장 한편에는 필립 림의 아동복 라인 ‘키즈 바이 필립 림’이 전시돼 있는데, 성인복 컬렉션의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재와 사이즈를 아동에게 맞춰 일명 ‘미니미’ 의상으로 불린다. 장현지 필립 림 플래그십 스토어 주임은 “자녀와 함께 입기에 그만인 라인이라 셀러브리티들도 많이 찾는다”고 귀띔해 준다.

2층에 있는 피팅룸은 고객들이 과감한 디자인의 파티 의상도 편히 갈아입을 수 있게끔 원기둥 안으로 살짝 숨기는 센스를 발휘했다. VIP 고객을 위해 매장 직원들이 1층에 전시된 의상을

2층으로 가지고 올라오는 일종의 퍼스널 쇼핑 서비스도 제공한다. 필립 림 플래그십 스토어는 1년에 두 차례 봄여름과 가을겨울 신상품이 입고되면 공개 전시에 들어가기에 앞서 VIP 고객을 초청해 미공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트렁크 쇼’도 연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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